‘겨울 승리자’ SK, 내년도 집안단속 총력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09 13: 00

이번 겨울이적시장의 ‘승리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 SK가 벌써부터 내년 이맘때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보다는 내부 FA 단속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심산이다. 올해의 성과의 도취되지 않고 내년을 냉정히 바라보며 마스터 플랜을 짠다.
SK는 이번 FA 시장에서 팀 내 핵심 선수인 최정(4년 86억 원) 김강민(4년 56억 원) 조동화(4년 22억 원)을 잡으며 집안 단속에 성공했다.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중 잡지 못한 나주환 이재영이 타 팀의 부름을 받지 못함에 따라 FA 대상자 5명을 모두 잔류시키는 시나리오 또한 눈앞이다. SK는 나주환 이재영과 이번주 협상을 가지고 생각 차이를 다시 좁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만 해도 164억 원을 쓴 SK는 나주환 이재영을 모두 잡을 경우 그 이상의 지출이 예상된다. 4년 총액이기는 하지만 FA 5명을 잡는 데만 1년 구단 총 운영비의 65% 가량을 쏟아 부은 셈이다. 그래도 표정은 밝다. 두 가지 소득이 있었다. “SK는 내부 FA 대접이 소홀하다”라는 그간의 이미지를 깨끗하게 만회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는 “팀을 위해 열심히 뛰면 그만큼의 대우는 한다”라는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다.

내년에 핵심 선수들이 또 한 번 줄줄이 풀려나온다는 것을 고려하면 의미가 있는 성과다. SK는 2015년 시즌 이후 많은 선수들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오랜 기간 팀 마운드에서 공헌했던 채병룡 윤길현 정우람, 주전급 포수인 정상호, 중심타선의 핵심 중 하나인 박정권, 외야수 박재상 안치용까지가 FA 취득이 가능한 사정거리에 있다. 기본적인 양 자체가 많고 소홀히 대할 선수들도 없다.
SK의 한 관계자는 “내부 FA는 팀 분위기와 문화, 그리고 전통과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되도록 많은 수를 잡을 것이다. 외부 FA는 그 다음 문제”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SK도 일찌감치 대비에 들어갔다. 전략을 잘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온다. 올해 성과가 확실했던 선수들은 이번 연봉협상부터 ‘보상금의 장벽’을 만들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만만치 않은 예산은 물론 큰 장벽이다. 올해 FA 시장에서 많은 선수들이 높은 몸값을 받음에 따라 선수들의 눈높이는 한껏 높아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내년 겨울만 잘 버티면 그 다음해부터는 FA 자격 취득 선수들이 많지 않은 SK다. 마지막 고비라고 할 만하다. 한 관계자는 “내후년까지 2년치 FA 예산을 내년에 털어내야 할 상황”이라며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팀의 재무구조상 농담도 섞여 있지만 SK가 그만큼 절박하게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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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정권-정우람-윤길현-채병룡-박재상-정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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