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마치고 이제는 외국인 선수 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SK가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최근 한국프로야구에서 잔잔한 바람을 불어 일으키고 있는 ‘재취업 시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해석할 만하다.
최근 한국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시장은 화려한 경력과 이름값을 보던 시대에서 실속과 검증 여부를 보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올해도 그런 흐름이 읽힌다. 많은 팀들은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눌러 앉히는 데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라도 그간 검증된 기량이 있으면 일단 영입 1순위에 올려두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른바 외국인 재취업 시장이 열린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름값이 뛰어난 선수들이 막상 한국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화만 낭비되는 상황이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적잖은 금액이 소요되는 외국인 시장에서 ‘대박’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기조도 눈에 띈다.

실제 올해 한화는 올해까지 롯데에서 뛰었던 쉐인 유먼, 그리고 2012년 삼성에서 활약했던 미치 탈보트를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 인선을 끝냈다. 유먼은 한국프로야구 통산 3년 동안 88경기에서 38승21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한 왼손 투수다. 탈보트는 2012년 당시 25경기에서 14승3패 평균자책점 3.97로 다승 부문 3위에 오른 경력이 있다. 비록 올해 성적은 당시에 비해 다소 떨어졌지만 한국무대 적응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할 만하다.
넥센은 LG에서 방출된 외야수 브래드 스나이더를 영입했고 반대로 LG는 넥센과의 협상에 실패한 헨리 소사를 영입해 선발 자리를 채워 넣었다. 한편 LG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코리 리오단, 그리고 NC의 외국인 보유 한도가 원위치되는 과정에서 밀린 테드 웨버 또한 재취업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리오단은 올해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 웨버는 9승6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예전 같았으면 더 좋은 선수를 바라보고 포기했을 법 하지만 요즘 추세는 그렇지 않다.
리오단과 웨버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아무 팀에나 입단할 수 있다. 때문에 아직 내년도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확정짓지 못한 SK에도 괜찮은 떡이 될 수 있다. 조조 레이예스, 로스 울프 등 MLB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올해 실패하는 과정을 겪은 SK라 더 그렇다. 하지만 SK는 재취업 전선을 기웃거릴 의사는 현재로서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재계약을 추진 중인 트래비스 밴와트의 짝을 새로운 투수로 뽑겠다는 각오다.
투수 쪽은 대략적인 윤곽이 나왔다. 밴와트의 재계약 협상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내부에서는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이라며 낙관하는 분위기다. 밴와트의 짝도 0순위가 정해졌다. 다른 후보자들도 있지만 우선협상순위가 정해지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8일부터 12일까지 열릴 MLB 윈터미팅이 끝나면 재계약 및 새 외국인 투수의 윤곽은 드러날 공산이 크다.
외국인 타자도 새로운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몇몇 있다. 외야수, 혹은 2루수 영입을 놓고 고민 중이다. 현재 민경삼 단장이 윈터미팅이 열리는 미국으로 날아가 상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윈터미팅 결과에 따라 또 쓸 만한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급하게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최근의 흐름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는 SK가 차별화된 외국인 구축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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