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5인방의 희비가 엇갈린 한 해였다.
2014년 해외야구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기존의 메이저리그 류현진과 추신수, 일본프로야구 이대호는 각각 2년차 시즌, FA 계약 첫 시즌, 이적 첫 시즌이라는 화두가 있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던진 윤석민과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오승환이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관심거리였다. 해외파 5인방 모두 웃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제각각이었다.
▲ 류현진, 2년차 징크스 무색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2년차 징크스란 없었다. 두 번째 시즌에도 위력적인 모습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호령했다. 26경기 152이닝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139개. 등판 경기수가 적었지만 2년 연속 14승을 올리며 톱클래스 선발투수임을 증명했다.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FIP'가 전년도 3.24에서 2.62로 낮아진 것에서 나타나듯 투구내용은 더 좋았다. 특히 '고속 슬라이더' 장착 효과로 9이닝당 탈삼진은 7.2개에서 8.2개로 상승했다. 다만 어깨와 둔근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두 번이나 오르며 무려 40일의 공백기를 가진 것이 옥에 티였다. 내년에는 부상 방지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 추신수, FA 계약 첫 해 추락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의 FA 계약으로 대박을 터뜨린 추신수에게 계약 첫 해는 너무 잔인했다. 텍사스의 우승 청부사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123경기 .242/.340/.373/.714 13홈런 40타점 3도루로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후 가장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심판들의 오락가락하는 스트라이크존에도 고전하며 131개의 삼진으로 무기력함을 보였다. 결국 발목과 팔꿈치 부상으로 8월 말 일찍 시즌을 접었다. 텍사스는 리그 최하위로 추락하며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후 수술을 받으며 내년 시즌 팀과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단단히 준비 중이다.
▲ 윤석민, 너무 높았던 MLB 벽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윤석민은 2월에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고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비자 문제로 시범경기 등판이 늦었다. 코칭스태프에 뭔가를 보여줄 틈이 없었다. 결국 트리플A 노포크에서 시즌을 시작하고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는 없었다. 지구 우승을 차지한 볼티모어 마운드가 탄탄했지만 윤석민의 성적이 가장 아쉬웠다. 23경기(18선발) 4승8패 평균자책점 5.74. 메이저리그 부름을 기대하기에는 많이 모자란 성적임에 틀림없다. 계약이 늦어지며 출발부터 꼬였고, 어깨 통증까지 겹쳐 자기 공을 뿌리지 못했다. 올 겨울 전성기 구위, 밸런스 찾기에 한창이다.
▲ 오승환, 일본 평정한 돌직구
오승환의 돌직구는 일본에서도 통했다. 한신 타이거즈의 수호신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64경기 2승4패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 탈삼진 81개. 데뷔 첫 해부터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하며 일본프로야구에서 한국인 최초 투수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클라이맥스시리즈(CS) 6경기 모두 던지는 투혼을 발휘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150km 이상 강력한 돌직구에 정교한 일본 타자들도 속절없이 당했다. 컷패스트볼로 분류될 만큼 빠른 고속 슬라이더도 대단한 위력을 떨쳤다. 6개의 블론세이브가 아쉬움이었는데 내년에는 이마저도 다 지워 버리겠다는 의지. 오승환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 이대호, 프로 첫 우승 감격
소프트뱅크 이적 첫 해 이대호는 부동의 4번타자로 144경기 모두 선발출장했다. 성적은 타율 3할에 170안타 19홈런 68타점. 리그 평균 이상이지만 4번타자로는 뭔가 2%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낮은 득점권 타율(.244)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번 자리를 비워두지 않았고, 슬럼프를 최대한 짧게 가져갔다. 클라이맥스시리즈(CS)와 일본시리즈에서는 중요할 때 4번타자로 결정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일본시리즈 2차전 쐐기 홈런과 호수비는 시리즈 전체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이었다. 프로 데뷔 14년 만에 처음 맛보는 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내년에는 더 강한 4번타자로 2연패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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