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 약자들의 반란, 전력평준화 신호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2.09 05: 53

올 시즌 프로야구는 '반란의 시대'였다.
올해 각 팀당 128경기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 프로야구는 삼성의 역대 최초 한국시리즈 4연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삼성의 독주 체제는 계속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삼성이 1위를 가장 위협받은 해도 올해였다. '삼성 시대'를 끝나게 할 만한 팀들이 속속 등장했다.
2위 넥센은 어느 팀보다 무서운 상대였다. 넥센은 올 시즌 78승2무48패를 기록했다. 삼성(78승3무47패)보다 패가 딱 하나 많아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했다. 막판 삼성이 매직 넘버를 좀처럼 지우지 못한 것은 넥센의 질주 탓이 컸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무릎꿇기는 했으나 올 시즌 가공할 만한 타선을 앞세운 넥센의 질주는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었다.

넥센보다도 놀라운 도약을 한 팀은 NC였다. NC는 창단 2년 차인 올해 정규 시즌에서 3위를 기록하며 형들을 제치고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외국인 선수가 1명 더 많고 엔트리도 1명 더 많은 이점은 있엇으나 외국인 뿐만 아니라 토종 선수들의 성장이 눈부셨다. 박민우는 역대 신인 3번째 50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휩쓸고 있다.
두 팀은 올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질주하며 하위팀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넥센과 NC 모두 전형적인 재벌 모기업과는 차이가 있는 형태다. 특히 넥센은 모기업 없이 스폰서 만으로 경영을 하면서도 선수단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면서 야구계에 하나의 성공 사례를 써냈다.
시즌 막판 가을야구 막차를 놓고 싸운 LG와 SK는 다른 의미에서 '약자'였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 LG는 7위, SK는 8위에 각각 위치하고 있었다. 포스트시즌과는 전혀 거리가 먼 숫자들이었다. 그러나 두 팀은 막판 뒷심으로 롯데, 두산 등 타팀을 하나씩 제치고 순위를 끌어올리며 마지막 4·5위 싸움까지 치열하게 벌였다.
이들의 싸움은 반대로 말하면 롯데, 두산, KiA 등 다른 팀들의 몰락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모두 우승 후보로 지목받았던 팀들이었다. 그러나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모두 휘청거리는 사이 막내들이 처음부터 순위표 윗 자리를 차지했고 마지막에는 4강 희망까지 잃었다. 이들의 부진은 순위 경쟁이 막판까지 치열해진 원인이었다.
2015시즌은 더욱 순위 싸움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이 장원준을 영입하며 마운드를 다졌고 한화는 투수 장보기를 마쳤다. 내년부터는 kt가 10번째 구단으로 참가하고 팀당 경기수도 144경기로 늘어난다. 기초 체력이 탄탄한 팀일 수록 유리한 셈이다. 내년에는 어느 팀의 반란이 프로야구를 핫하게 만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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