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SBS 아침드라마 '청담동 스캔들'가 무서운 기세로 흥행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란 구절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상황이다.
'청담동 스캔들'은 최근 매 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100회는 20.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그야말로 고공행진 중이다. SBS에 따르면, SBS 아침드라마가 시청률 2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0년 '여자를 몰라' 이후 4년 만이며, 2011년 이후 지상파 아침드라마로는 3년 만에 처음이다.
처음엔 누구도 '청담동 스캔들'에 주목하지 않았다. 주연 배우들이 이름난 톱스타들도 아니며, 재벌가에서 일어나는 출생의 비밀과 복수 등 익숙한 막장 소재가 등장한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청담동 스캔들'은 그렇고 그런 아침드라마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종영을 향해 막바지 스퍼트를 내고 있는 지금, '청담동 스캔들'의 위상은 다르다. 주로 중년 여성을 주 시청층으로 삼는 아침드라마이지만, '청담동 스캔들'은 온라인을 통해 젊은 층에게 많이 언급되고 있다. SNS에서도 '청담동 스캔들'의 편집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청률 뿐 아니라 숨은 화제성 또한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
이러한 현상은 지난 10월 종영한 MBC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연상케한다. 시청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시간대, 매번 반복되는 재벌가 스토리 등 '왔다 장보리' 또한 그렇고 그런 막장 드라마로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연말 MBC 연기대상 후보에 극 중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언급될 정도로 '왔다 장보리'는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청담동 스캔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시청자들이 연민정과 같은 희대의 악녀 캐릭터에 열광했듯, 허술하고 코믹한 악역 강복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스토리 진행이 '왔다 장보리' 급으로 빠르고 스펙터클하다. 이야기 줄기는 단순히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지만, 은현수(최정윤 분)의 복수가 진행되는 과정이 채널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사실 이 드라마는 어딘가 어색한 배우들의 연기 탓에 B급 느낌이 강하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그 B급 느낌에 열광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연민정과는 다른, '왔다 장보리'와는 다른, '청담동 스캔들'의 차별화 전략이 됐다.
'청담동 스캔들'은 이제 복수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복수가 끝나갈수록 드라마의 인기도 무섭게 내달리는 중이다. 이에 대해 '청담동 스캔들'의 박수진 PD는 최근 SBS를 통해 "뜨거운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본격적으로 복수를 시작하며 통쾌한 전개가 계속될 예정"며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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