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소영 인턴기자] 배우 민성욱이 전작 '총리와 나'에 이어 '피노키오'에서도 기자 역을 맡으며 극명히 다른 기자상을 그려냈다.
SBS 수목 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에서 사회부 일진 기자 장현규 역을 맡아 매회 무서운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는 민성욱이 앞서 출연한 KBS '총리와 나'에서 분했던 일간지 정치부 기자 변우철과 완전히 다른 기자상을 연기하며 비교하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피노키오'의 장현규는 최달포(이종석 분), 윤유래(이유비 분)가 입사한 YGN 사회부 일진 기자다. 빡빡하고 엄하기로 유명해 수습기자들의 기피대상 1호였다. 특히 툭하면 꼬투리를 잡아 딴죽걸기를 좋아해 장딴지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하지만 뉴스의 본질을 대하는 태도는 선배 황교동(이필모 분)과 함께 하며 보도 앞에서 냉철하고 날카로운 기자의 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도 한다.

반면, '총리와 나'의 변우철은 달랐다. 일간지 고려일보 정치부 기자지만 정치 이슈와 정치인들의 비도덕적인 행태를 보도하려 하기보다 가십에 더욱 눈독을 들였다. 총리의 결혼 생활을 파헤치고 숨어서 몰래 사진을 찍으며 입수한 정보로 은밀한 거래를 제안하는 등 파파라치 못지 않은 행태로 '똥기자'라는 별명까지 얻은, 소위 '기레기'의 표본 같은 존재였다.
이렇듯 같은 기자지만 명확히 다른 민성욱의 두 캐릭터는 외모부터 남달랐다. 뉴스는 '임팩트'가 아닌 '팩트'여야 한다는 주관을 지닌 '피노키오'의 장현규는 속내와 다르게 외양은 일면 기자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추레했다. 덥수룩한 머리엔 머리띠를 쓰고, 보도할 때에도 카메라에 잡히는 상의만 양복을 갖춰 입는 얍삽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행동으로는 도무지 정치부 기자 같지 않던 '총리와 나'의 변우철은 오히려 정제된 의상과 언제나 수첩을 들고 다니며 누가 봐도 반듯한 기자의 면모를 자랑해 캐릭터의 이중성을 드러냈다.
민성욱은 '피노키오'를 통해 전작과 180도 다른 변신으로 같은 기자지만 완연히 다른 두 인물의 성격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장현규의 능글맞지만 원리 원칙적인 면모를 위해 제작진과 스타일 콘셉트 회의만 몇 차례씩 진행했을 정도다. 목소리 톤과 이죽거리는 표정까지 완벽하게 만들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신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한편, '피노키오'는 호도된 진실 앞에 가족과 이름을 잃은 소년과 거짓을 말하지 못하는 증후군을 가진 소녀가 사회부 기자가 돼 말의 무게와 가치를 깨달아 가는 청춘 성장 멜로 드라마다.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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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와이드 컴퍼니 제공, KBS, SBS 방송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