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쁘면 못 본다는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이 새로운 월화극 경쟁을 앞두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오만과 편견'은 9일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간결산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주인공 최진혁, 백진희를 비롯해 최민수, 손창민, 이태환, 최우식, 정혜성이 참석해 취재진과 만났다.
'오만과 편견'은 앞서 종영한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 그리고 오는 10일 종영하는 SBS '비밀의 문'과 경쟁했다. 하나는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작, 그리고 하나는 한석규가 출연하는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모두를 놀래켰다.

총 20부작으로 기획된 '오만과 편견'은 오늘(9일) 13회를 방영한다. 중반부를 넘어서서 한창 이야기가 극을 향해 달릴 때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위기 상황에 처해있기도 하다. 지난 8일 KBS 2TV '힐러'가 첫방송을 하고, 오는 15일 SBS '펀치'가 새롭게 선을 보인다. 또 다시 월화극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방송 내내 1위를 달렸지만 '오만과 편견' 입장에서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게다가 시청률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지난 8일 방송분에서는 한 자릿수로 하락하는 등, '오만과 편견' 입장에서도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
또한 이 드라마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큰 줄기로 한다.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풀어나가며 복잡한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시청자들의 유입을 어렵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배우들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최민수는 "'오만과 편견'은 머리가 나쁘면 볼 수 없다"며 딱 잘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기하는 배우들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진혁은 "불친절한 드라마다. 어려울 수도 있고 헷갈리실 수도 있다. 저희도 어려움이 많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엉뚱하게도, 동시간대 방송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1TV '가요무대'와의 비교도 언급됐다. 이에 대해 손창민은 "처음엔 '가요무대'와의 비교가 우스웠다"며 "'가요무대'는 믿고 듣는 거다. 작품은 믿고 봐야 한다. 뭘 믿어야 하나. 구조가 탄탄해야 한다. 드라마적 싱크홀이 생기면 안 된다. 장르를 넘어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만과 편견'은 희망적이다. 이 드라마는 누구도 흥행을 장담하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1위를 만들어냈다. '비밀의 문', '내일도 칸타빌레'의 공세 속에서도 마니아층을 만들어내며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 최진혁은 "처음엔 대진운이 안 좋다는 걱정을 했었다"며 "어떻게 하다보니 1위를 해 기분이 좋았다. 어려운 드라마인데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시 치러질 월화극 전쟁에서 '오만과 편견'은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머리 나쁘면 못 본다는 '오만과 편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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