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KBS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는 KBS 1TV ‘정도전’이다. 요즘 유행하는 퓨전 사극이 아닌 정통 사극이었던 ‘정도전’은 오랜만에 ‘용의 눈물’, ‘왕과 비’, ‘태조 왕건’ 등을 잇는 화제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정도전’은 이성계와 함께 조선 건국의 대업을 달성한 정도전의 삶과 사상을 다룬 드라마. 역사에 가상의 이야기를 접목한 퓨전 사극과 달리 역사책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사실적인 내용과 전개, 현실 정치에 대한 통찰력 깊은 대사들로 특히 중-장년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상반기, ‘정도전’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만했다. 극 중 정도전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의 대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온라인상에 ‘시리즈’로 등장했고,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감동을 표했다. 원래 드라마를 보지 않던 이들까지 안방극장 관객으로 합류할 정도. 때문에 10%초반으로 시작했던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중반 이후로 19%까지 치솟으며 인기를 입증했다.

‘정도전’ 신드롬의 1등 공신은 물론, 정현민 작가의 ‘쫄깃한’ 대본을 완벽하게 연기했던 배우들이다. 그 중에서도 정도전 역을 맡았던 조재현과 이성계 역을 맡았던 유동근은 보는 이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향한 찬사의 중심에 썼었다. 특히 이 드라마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장면들이 많아 배우들의 연기가 더 돋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2014년 KBS 연기대상의 주인공으로는 ‘정도전’의 주인공이었던 조재현과 유동근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 조재현은 ‘정도전’의 첫 번째 주인공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유동근의 경우, ‘정도전’ 이후 출연한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도 주인공인 아버지 차순봉 역으로 활약하고 있어 그 공을 인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사람 외에도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배우 이준기다. 이준기는 KBS 2TV ‘조선총잡이’에서 주인공 박윤강 역으로 활약했다. 주말드라마 외 유독 돋보이는 드라마가 없었던 올해 KBS 드라마에서 ‘조선총잡이’는 동시간대 1위를 지키며 선전했던 작품.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만큼, ‘조선총잡이’ 역시 대상 및 수상 후보에서 제외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돼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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