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슈팀] 일명 ‘견과류 분노’로 해외 언론매체에까지 빈축을 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마카다미아로 ‘램프리턴’ 사태까지 벌였던 사실이 알려 진지 이틀만이다.
9일 대한항공 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날 오후 퇴진 의사를 밝힌 조현아 부사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오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 참석을 위해 모나코로 출국했다가 귀국해 곧바로 임원회의를 갖고 조현아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사의를 밝히고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 또한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그를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업무수행 중이었으나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임원으로서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발언은 조현아 부사장의 인사 가능성뿐만 아니라 ‘감싸주기’ 논란을 가중 시킬 여지도 남겼다. 비행기를 회항시킨 조현아 부사장이 비행기에 승객으로 탑승했던 것이 외신을 통해 밝혀졌지만 조양호 회장은 다시 한 번 조현아 부사장이 “업무 중”이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앞서 조현아 부사장의 행동에 대해 “대한항공 전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 의무가 있다”며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와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정당성을 부과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편, 7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뉴욕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인천행 대한항공 KE086 비행기에 승객으로 탔다가 한 스튜어디스가 마카다미아를 봉지 째 내왔다는 것에 분노해 사무장의 하차를 지시, 결국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회항해 사무장이 내린 후에 이륙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이 때문에 비행기가 20여 분 이상 지연됐다.
이에 정치권과 국토부에서는 항공법 위반 여부를 따지며 ‘재벌 특권의식’을 꼬집었고, BBC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각국의 외신들도 “램프리턴은 조현아 부사장이 한 스튜어디스의 견과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해 발생했다”며 비판했다.
osenlif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