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조현아 부사장, 직함·이사 유지 '눈 가리고 아웅' 비난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4.12.10 00: 00

[OSEN=이슈팀]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퇴진하면서 사태를 진정시키고 나섰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지위는 유지하기로 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9일 조현아 부사장은 그의 아버지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에서 돌아오자마자 열린 임원회의를 통해 퇴진이 결정돼 보직에서 물러났다.
이 자리에서 조현아 부사장은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현아 부사장은 그가 총괄하고 있는 대한항공 객실 서비스와 기내식 등의 실무에서만 물어날 뿐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져 무늬만 사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발언은 조현아 부사장의 인사 가능성뿐만 아니라 ‘감싸주기’ 논란을 가중 시킬 여지도 남겼다. 비행기를 회항시킨 조현아 부사장이 비행기에 승객으로 탑승했던 것이 외신을 통해 밝혀졌지만 조양호 회장은 다시 한 번 조현아 부사장이 “업무 중”이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일 세계일보 보도를 통해 조현아 부사장이 한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봉지 째 서비스에 불만을 표하고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KE086 비행기를 돌려 사무장을 내리라고 지시, 예정 시각 보다 20여 분 지연시킨 일이 알려졌다.
이 일이 '견과류 분노' '땅콩 리턴' 등으로 불리며 외신들의 빈축을 사고, 새정치민주연합과 국토부가 제기한 항공법 위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를 안 조양호은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그를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업무수행 중이었으나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임원으로서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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