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겁 없는 신인들의 질주가 계속됐다. 시즌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신인선수도 의외의 깜짝 활약을 펼쳤던 신인도 프로야구에 돌풍을 일으켰다.
올 시즌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신인왕을 거머쥔 선수는 NC 다이노스의 내야수 박민우였다. 박민우는 투표인단 99명 중 71명의 표를 얻으며 가볍게 신인왕을 수상했다. 박민우는 올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8리 1홈런 50도루 40타점 87득점으로 활약했다. NC의 리드오프 임무를 맡으면서 팀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박민우는 비록 큰 무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 그는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 출전해 타율 7푼7리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박민우가 시즌 중 보여준 활약과 투혼까지 비난받을 순 없었다. 시즌 내내 종횡무진 활약했던 그이기에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리드오프로 기용하며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그만큼 박민우는 신인이면서도 팀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비록 신인왕 경쟁에서 밀렸으나 올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경쟁자들도 있다. 박해민(삼성), 조상우(넥센)가 바로 그 주인공. 박해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전훈 캠프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할 정도로 큰 기대를 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한번 얻은 1군 승격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해민은 거침없는 활약을 펼치며 올 시즌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7리 1홈런 36도루 31타점 65득점을 마크했다.
박해민은 단번에 주전을 꿰찼고 삼성 외야진에 힘을 더했다. 특히 군 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한 삼성의 부동의 중견수 배영섭의 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똑같이 리드오프 자리에 선 것은 아니지만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발을 이용해 수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타석에선 상대 내야진을 흔드는 기습 번트 등 뛰어난 야구 센스를 발휘했다. 박해민은 삼성의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자 삼성의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또 한 명의 강력한 경쟁자 조상우도 올 시즌 빠질 수 없는 프로야구의 히트 상품이다. 조상우는 시범경기서부터 150km 이상의 빠른 강속구를 뿌리며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치 ‘끝판왕’ 오승환을 연상시키는 투수였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시작되고 인상적인 피칭을 펼치며 단숨에 넥센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시즌 초반부터 조상우는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조상우에게 불운이 찾아왔다. 5월 중순 퇴근하는 길에 넘어지며 무릎 내측 인대 부상을 당했다. 조상우의 부상은 상승세를 타고 있던 넥센에 큰 위기였다. 염경엽 감독도 조상우의 공백 당시 필승조에 대한 시름을 놓지 못했다. 조상우는 2달간의 공백 기간 이후 다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놀랍게도 그는 오히려 시즌초반 보다 더 노련한 투구를 펼치며 팀의 사상 첫 준우승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거의 매 경기를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48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했다. 69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73개의 탈삼진을 뽑아낼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2013시즌까지 1군서 5경기만을 뛰었던 선수라고 하기엔 너무 노련했다. 특히 조상우는 팀이 필요할 때는 2이닝 이상도 소화하면서 넥센의 필승조를 지탱했다. 그가 없이는 넥센이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내는 것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신인으로서 모든 것이 완벽했으나 2달간의 공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3명의 신인뿐만 아니라 깜짝 등장으로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던 선수들이 있다. 시즌 초반 임지섭(LG), 하영민(넥센) 등이 고졸신인답지 않은 패기로 호투를 펼쳤다. 또 박계현(SK), 강한울(KIA), 채은성(LG) 등의 타자들은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올해도 거침없던 신인들의 질주, 프로야구에 흥미를 더한 또 하나의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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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박해민-조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