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 리더십 소용돌이...5팀 사령탑 교체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2.10 06: 21

인정사정 없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에 실패한 5팀(SK 두산 롯데 KIA 한화)의 감독이 모두 옷을 벗는 칼바람이 불었다. 물론 이중에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도 있었으나, 두산은 계약 1년차에, 롯데 또한 계약을 1년 남겨두고 사령탑이 바뀌었다.
주목할 점은 두산 송일수 감독을 제외한 네 팀의 감독이 선수시절, 혹은 이미 프로 감독 자리에서 굉장한 커리어를 쌓았다는 것이다. SK 이만수 감독·롯데 김시진 감독·KIA 선동렬 감독·한화 김응룡 감독 모두 선수시절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았다. 특히 선동렬 감독과 김응룡 감독은 감독으로서 각각 2회와 10회 우승까지 달성한, 검증된 지휘자였다. 하지만 이들 모두 이번에는 자신의 지휘력을 증명하지 못했고,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일 년 만에 가장 많은 감독이 교체되는 사건이 터졌다. 
먼저 SK 이만수 감독은 '스타 출신은 명장이 될 수 없다'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부임 초기 두 번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성공을 눈앞에 둔 것 같았으나,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유니폼을 벗었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힘든 운영과 투수진 혹사, 그리고 몇몇 선수와 불협화음 등은 SK가 ‘최강’이라는 수식어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지난해 준우승 팀을 맡아 정상을 노렸다, 그런데 두산은 송일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여러 부분에서 삐걱거렸다. 특히 지나친 번트 시도와 에이스 노경은의 기용 방법은 논란을 낳기까지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에 이상한 투수교체로 인해 고의패배 홍역까지 앓았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선수·코치들과 의사소통도 원만하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내부회의 끝에 1년차 송일수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롯데에서 재기를 노렸던 김시진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부임 첫 해인 2013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이상을 달성했으나 5위에 그쳤다. 2014시즌 FA 영입과 군복무 선수의 복귀로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미 롯데에는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에 극복할 수 없는 불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결국 김 감독은 2014시즌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에 앞서 자진사퇴했다, 현대·넥센부터 롯데까지 감독으로선 단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 닿지 못했다. 
선동렬 감독의 타이거즈 복귀는 용두사미가 됐다. 3년 전만 해도 모든 이들이 한국프로야구 최다우승팀의 부활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5위·8위·8위였다. 삼성 감독 시절 구축한 막강 마운드, 적극적인 신예육성 모두 KIA에선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KIA 전력이 주축 선수의 노쇠화와 부상, 혹은 이적으로 매년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2014시즌을 제외하면, KIA의 선수구성은 상위권에 가까웠다. 결국 선 감독은 3년 내내 마무리 부재를 극복하지 못했고, 백업선수외 신예 육성에 실패하며 고향팀 유니폼을 벗었다.
최다 우승에 빛나는 김응룡 감독도 실패했다. 2013시즌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개막 최다연패에 빠졌고, 2014시즌에도 고전은 이어졌다. 특히 2014시즌에 앞서 국가대표 FA 두 명을 영입했으나, 끝내 마운드에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리빌딩 팀이지만, 신예육성·신구조화와는 거리가 먼 애매한 운용이 반복됐고, 결과는 2년 연속 최하위였다.
2015시즌을 맞이하기에 앞서 SK는 김용희 감독, 두산은 김태형 감독, 롯데는 이종운 감독, KIA는 김기태 감독, 한화는 김성근 감독을 선임했다. 덧붙여 두산과 한화는 FA 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했고, SK 또한 FA 자격을 얻은 핵심선수들의 이탈을 막는 데 성공했다. 21세기 명문팀 SK와 두산의 부활과 한화의 약진이 예상되는 만큼, 예측할 수 없는 2015시즌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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