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5년 만에 외국인 선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했다.
넥센 히어로즈 좌완 앤디 밴 헤켄(35)은 지난 9일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밴 헤켄은 2009년 로페즈(당시 KIA) 이후 5년 만에 외국인 선수로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밴 헤켄은 유효표 321표 중 278표를 받았다.
밴 헤켄은 올 시즌 31경기에 선발 출장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2007년 리오스(당시 두산) 이후 7년 만에 20승 고지에 오른 밴 헤켄은 다승 1위, 평균자책점 3위, 승률 2위, 탈삼진 2위 등 선발투수로서의 기준 랭킹에서 골고루 상위권을 차지했다.

역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국인 선수로 황금장갑을 차지한 선수는 1999년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 외야수 부문)와 댄 로마이어(당시 한화, 지명타자 부문) 이후 10명뿐이었다. 두 차례 수상한 선수는 없었고 투수 부문에서는 2007년 리오스, 2009년 로페즈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20승을 달성한 밴 헤켄이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찌감치 조성됐다. 밴 헤켄은 넥센과 재계약을 맺은 뒤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끔 도와준 넥센 직원들과 좋을 때든 안 좋을 때든 항상 응원해준 넥센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시상식 후 만난 밴 헤켄은 여전히 수상의 기쁨이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시상식에 특별히 참석한 이유에 대해 "일찍 팀과 재계약에 성공하기도 했고 수상할 수 있다면 와서 받고 싶어 아내와 함께 왔다"고 밝혔다. 여유있게 팀과 내년 시즌을 위한 계약을 맺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밴 헤켄은 "한국 야구에 대해 알려준 브랜든 나이트에게 고맙다"고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2012년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고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한 나이트를 옆에서 지켜본 밴 헤켄이었다. 그는 "당시 나이트가 그 해에 가장 잘한 선수라고 생각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올해 내가 받았는데 앞으로 외국인, 내국인 선수들이 모두 공정하게 평가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밴 헤켄은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10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는 "이제 다시 내년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기 위해 훈련을 열심히 할 것"이라며 "그 사이에 크리스마스가 있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낼 것"이라고 앞으로의 일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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