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전격 퇴진한 가운데 부사장직은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반쪽 사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승무원과 사무장의 불이익은 없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JTBC 등에 따르면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일 오후 늦게 IOC회의 참석 후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과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며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의 전격 퇴진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부사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며 ‘반쪽짜리’ 사퇴 논란을 일으켰다. 조 부사장은 퇴진 이후에도 등기 이사직뿐만 아니라 계열사 3곳의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사장이 조 회장의 장녀이자 재벌 3세인 점이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 부사장의 행위에 대해 SNS를 통해 비판한 진 교수는 조 부사장의 퇴진 소식이 전해진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 분이 사퇴하든 말든 관심 없고…”라며 “핵심은 승무원과 사무장이 이번 일로 불이익을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가벼운 질책이나 수정의 권고로 그쳤어야 할 일을…”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조 부사장은 현지시간 지난 5일 뉴욕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인천행 대한항공 KE086 비행기에서 한 승무원으로부터 과자를 봉지 째 건네받고 “왜 봉지 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비행기는 탑승 게이트로 회귀했고 사무장이 비행기서 내린 끝에 출발했다. 비행기는 20여 분 이상 지연돼 동승했던 승객 다수가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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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