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안방극장을 책임진 KBS 드라마 가운데, 시청자를 설레게 한 최고의 애정신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드라마 속 인물들의 인생 한 부분을 함께한 시청자들은 그들로 인해 웃고, 울고 함께 사랑했을 터.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며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던 명품 애정신 네 장면을 꼽아봤다.
#‘연애의 발견’, 옷장에 쏙 들어가는 그녀
‘연애의 발견’의 여름(정유미 분)은 연애 관계를 통제하는 화려한 연애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여름은 외박한 사실이 들키자 하진(성준 분)과 심하게 다툰 상황. 여름은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하진의 애를 태우는 밀당의 기술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특히 여름은 커플링을 전하며 "끝일 수도 있다"고 선전포고 했고, 하진의 마음이 많이 무너졌을 때쯤 하진의 집을 찾았다. 엉망이 된 하진의 집을 깨끗하게 청소한 여름이 숨은 곳은 옷장. 하진이 옷장 문을 열었을 때 귀여운 표정으로 그를 맞이한 여름의 연애의 기술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다. 하진에게 매달려 애교를 부리는 여름과 그런 여름을 용서하는 하진의 베드신이 ‘연애의 발견’ 최고의 애정신으로 기억에 남았다.

#‘내일도 칸타빌레’, 허그 중의 허그는 백허그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유진(주원 분)과 내일(심은경 분)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백허그 신이 그려지면서 시청자를 열광하게 했다. 내일은 유진이 편안하게 유학을 떠날 수 있게 고향인 제주도로 떠났던 상황. 하지만 유진은 찰츠부르크 콩쿠르 참가 자격을 받은 내일을 설득하기 위해 비행기 공포증을 이겨내고 제주도에 도착, 유진이 보고 싶다고 말하며 친구와 통화하는 내일을 깜짝 놀라게 한 백허그로 ‘심쿵’ 장면을 만들어냈다. 내일은 “선배가 비행기 타고 나 데리러 오는 거 생각만 했었는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거렸고, 유진은 “진짜 왔으니까 같이 가자. 도망치려고 했는데 네 목소리가 들리더라. 나한테 무슨 짓 한 거야”라고 애틋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달달한 장면을 완성했다.

#‘아이언맨’, 이별의 악수? 다시 시작한 포옹
‘짠내’나는 ‘아이언맨’ 커플 홍빈(이동욱 분)과 세동(신세경 분)은 서로에게 가까워질 듯 또 다시 멀어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시청자의 애를 태웠다. 특히 몸에서 칼이 돋는 홍빈은 자신의 칼 때문에 사랑하는 세동이 크게 다치자, 죄책감에 그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까지 다스릴 수는 없었던 홍빈은 세동의 집을 찾아가 그를 몰래 훔쳐봤고, 이에 세동이 홍빈의 앞에 섰다. 세동은 모든 게 다 괜찮다면서, “나도 대표님이랑 더 이상 어떻게 안 돼도 괜찮아요”라고 마음에 없는 말을 했다. 세동은 “도망가지 말고 악수하고 가라”면서 애써 쿨한 이별을 이야기 했고, 홍빈은 세동의 손에 이끌리듯 달려와 그를 품에 안기며 눈물을 쏟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정도전’ 유동근-조재현-임호, 사랑보다 더 애틋한
'정도전'에서는 이방원(안재모 분)과 정몽주(임호 분)가 하여가-단심가를 나누다가 결국 날을 세운 이방원이 정몽주에게 자객을 보낸 선죽교 사건이 임팩트 있게 그려졌다. 이방원은 자객을 통해 “대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용서해달라”고 했고 정몽주는 “고려의 충신으로 죽어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마지막까지 꼿꼿한 모습을 보였다. 정몽주가 잔혹하게 죽임을 당했을 때 이성계는 정몽주가 보낸 단심가를 읽었고, 이성계는 슬픔과 애통함의 눈물을 쏟아내면서 “포은 선생”이라고 울부짖었다. 정도전도 오랜 친구인 정몽주의 죽음을 보고 심장이 뜯겨져나가는 절절한 아픔을 그려내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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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