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위에 대한 검진을 받기 위해 찾았던 차량인데 뜯어보니 한 번 터졌던 에어백이 구겨진 채로 접혀 있었습니다.” ‘BMW 미디어 아카데미 2014’에 참석한 전응태 BMW 애프터세일즈 총괄 이사의 말이다. 그는 이 같은 경우를 예로 들며 반드시 공인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및 점검을 받기를 당부했다.
지난 달 21일 BMW는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BMW영등포전시장에 초대해 BMW의 A/S 관련 프레젠테이션과 서비스센터 투어를 위한 ‘BMW 미디어 아카데미 2014’ 행사를 가졌다.
인사말을 전한 전응태 이사는 “어렵고, 딱딱한 자리가 아닌 열린 마음으로 저희가 전하고자 하는 말을 듣고, 공부를 하는 편안한 자리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해 행사의 취지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BMW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차량이 내부부터 얼마나 꼼꼼하게 제작되며 고장 또는 사고 수리도 오직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BMW는 서비스센터 내부에서 자사 베스트셀링 모델인 ‘520d’를 해체해 문짝과 전장부분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들과 헤드라이트, 테일램프 등을 보여줬다.
기자들 앞에 적나라하게 속내를 드러낸 ‘520d’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게 속도 꽉 차 있었다. 경량화와 안전함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문짝은 안쪽 내구성을 더해주는 뼈대를 제외하고는 알루미늄으로 돼 있었다. 이호기 BMW 코리아 테크니컬 퀄리티 매니저는 타사 제품과 ‘520d’에 자석을 붙여보기도 했다.

또, 각 종 전자장치 등은 합선과 마모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마무리 된다는 것을 타사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분명하게 보여줬다. 헤드라이트에서는 정비 인력의 안전까지 신경썼다. 고압전류가 흐르는 곳은 그대로 노출되지 않고 아래 쪽에 위치하도록 했으며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 내장부분은 공정이 더 힘들지만 주름이 들어간 형태로 제작했다. 전선의 마무리도 달랐다 주행시 진동으로 인해 주변 부품들과의 마찰로 마모가 되면 합선 등이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에 BMW는 전선의 주변을 철로 감쌌다.
BMW는 각 서비스센터마다 소형부터 스포츠카까지 특정 모델의 부품을 수리하기 위한 특별한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행사가 열렸던 영등포 전시장과 함께 있는 서비스센터에도 약 10억 원 상당의 전문 장비가 구비돼 있었다.
BMW 측은 시간이 외부 작업장보다 오래 걸리더라도 공인 센터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하나의 영상으로 대신했다. 해당 영상에는 캔의 일부를 찌그러뜨린 후 자사 공인 서비스센터에서와 외부의 잘못된 방식대로 수리를 한 뒤 성인 남성이 올라가 견고함을 시험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음료 캔으로 비유된 BMW의 수리 방법은 이렇다. BMW 서비스 센터에서는 해당 부위를 절단한 후 부위에 적합한 강성의 초고장력 강판이나 알루미늄판을 새롭게 덧대 판금과 도장을 새로이 한다. 총 18단계를 거쳐 수리가 된 부분은 찌그러진 부분을 두드려서 편 뒤 홈을 채우고 페인트칠만 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내구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BMW 차량의 뼈대에 쓰이는 고강성의 장판이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주기 위해 현장에서 전문드릴로 뚫어보는 실험도 이뤄졌다. 가장 튼튼한 부위여야 하는 부분은 역시나 드릴의 매서운 공격에도 기스만 날 뿐 구멍은 나지 않았다.
BMW는 이번 자리를 통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비스 센터의 규모가 급증하는 판매량을 따라잡지 못해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BMW는 올 연말까지 포함해 15개의 서비스센터를 신설해 64개를 운행할 예정이다. 수리가 이뤄지는 작업 공간인 워크베이도 930개에서 1116개로 늘어난다. 서비스인력을 올해 1584명으로, 2015년에는 1901명, 2016년에는 2281명으로 지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브랜드는 A/S에서 큰 걸림돌을 안고 있다. 부품가 거품, 수리비 거품, 폭리 등이 그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A 등 다양한 이유로 수입차 판매가가 예전보다 하락하면서 브랜드들은 A/S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업체들이 단순히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 센터의 물리적인 숫자를 늘리는 것은 자기 배 불리기 처사에 불과하며 궁극적으로는 부품가와 수리비가 내려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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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d의 뼈대, 자석이 붙어 있는 타사 제품과 520d의 문짝, 타사 제품의 헤드라이트와 내부 전선 비교, 차종 별 맞춤 정비 장비, 차량 내부 부품 비교(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