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는 ‘1박2일’ 시즌3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유호진 PD가 방송 1년 만에 마련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마음가짐과 멤버들과의 관계, 또 인기 비결 등 다양한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의 기자간담회가 10일 오후 KBS홀에서 유호진PD, 김주혁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서는 ‘1박2일’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듯 유호진PD를 향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유호진PD는 주말 예능 독주 체제를 만든 현재의 높은 인기가 가능한 이유로 시즌1부터 ‘1박2일’을 시청해준 고정 시청층을 꼽았다. 유호진PD는 “7년 전부터 내려오는 유산이다. 고정 시청자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시즌3을 허락해 준 거다. 약간 다를 수 있는 것, 안 웃기지 않을까, 생각 하는데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건 이탈하지 않아준 시청자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요일 저녁이 좋은 자리다. 그런 자리를 허락해 준다는 거는 기본적으로 좁고 깊은 것을 하라는 뜻은 아닌 것 같다. 그 자리에 있는 프로그램은 전 연령층,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 암묵적인 규칙이다”라고 전하면서 ‘1박2일’ 시즌3의 연출자로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호진PD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메인 연출자로 나선 것에 대해 부담감도 있었다고. “연차가 낮았고 준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맡았다. 시즌1 때 형들을 따라 다니면서 얻었던 지식밖에 없었다. 처음에 이런 저런 시도를 많이 했는데, 녹화를 하면 할수록 다른 선배들이 이 프로그램을 7년간 이어오면서, 왜 원형부터 다르게 가져가려고 했는지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일단 오래됐다. 출연자가 달라지면 프로그램이 완전히 달라지는걸 알게 됐다. 다른 사람이 하면 다른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았다. 그게 내가 겪은 시행착오였다”라고 1년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유PD는 시즌3에 쏟아지는 호평에 겸손함을 잃지 않고 모든 공을 멤버들에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3은 여행과 복불복이라는 '1박2일'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시즌을 이어가고 있지만, 혹평을 얻었던 시즌2와는 전혀 다른 시청자의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유PD는 “시즌2 멤버들은 남성적이고 승부욕이 강했다. 게임의 결과가 중요했다. 반면 시즌3 멤버들은 관계에 더 비중이 있다. 게임 결과 보다는 사람을 골려먹는 부분에 더 많이 치중돼있다”며 “지금 프로그램 전체에서 복불복 게임이 덜 보인다는 것은,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장난스러워서 그런 거지, 프로그램의 구성이 달라진 건 아니다”고 설명하면서 ‘1박2일’이 시즌1과 시즌2를 거쳐 현재의 시즌3이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1박2일’ 시즌3은 유호진PD와 김주혁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 등 멤버들의 수평적인 관계 속 팽팽한 대결 구도가 웃음을 안기는 중. 최근에는 유호진PD가 멤버들에 몰래카메라를 당하고 ‘멘붕’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웃음 폭탄을 선사한 바 있다. 지난 시즌1의 신입PD로서, 몰래카메라에 진땀을 흘리던 모습과 겹쳐지던 유호진PD의 인간적인 모습은 꾸밈없어 더 폭발적인 웃음을 만들어낸다. 이와 관련 멤버들은 “앞으로 유호진PD가 멤버들에 더 당하게 될 것이다”라고 귀띔해 언제나 활기찬 ‘1박2일’의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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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