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심판 합의판정 제도’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챌린지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며 이 합의판정 제도를 도입했고 실제로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로야구 전반기에 오심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비디오 판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몇몇 감독들은 “오심도 야구의 일부분”이라며 비디오 판독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오심이 끊이지 않자 감독들도 비디오 판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7월 18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감독자 회의를 열고 비디오 판독 시행을 확정지었다.
현재 국내의 합의판정은 TV 중계화면을 활용하여 실시해야 하며 ‘합의 판정은 감독만이 신청할 수 있으며(부재 시 감독대행) 이닝 도중일 경우 심판 판정 후 30초 이내에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 신청해야 한다. 또한 경기가 종료되는 아웃카운트와 이닝의 3번째 아웃카운트에 대하여는 판정 후 10초 이내에 필드로 나와 신청해야 한다’는 세부 규칙이 존재해 보완해야 할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올 시즌 후반기 합의판정으로 인해 오심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팀이 합의판정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누렸을까? 합의판정 신청으로 가장 많은 번복을 이끌어낸 건 SK 와이번스다. SK는 총 14번의 합의판정을 요청해 9번 번복에 성공했다. 무려 64.3%의 성공률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롯데가 15번의 요청으로 9번(60%) 판정을 번복시켰다. 이어 넥센(50%), 한화(46.1%), LG(38.5%), KIA(36.4%), NC(26.7%), 삼성(25%), 두산(14.3%)이 차례로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그리고 판정 번복은 실제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인 SK는 결정적인 판정 번복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실례로 지난 8월 13일 잠실 LG전에서 1-3으로 뒤진 4회초 2루 도루 아웃에 대해 합의판정을 신청해 번복을 이끌어냈다. 이어 임훈의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며 2연속 판정 번복에 성공했다. 경기 흐름을 잡은 SK는 이후 2개의 적시타와 상대 폭투로 3점을 뽑아내며 역전승일 일궈낸 바 있다.
이렇듯 합의판정은 올 시즌 후반기를 지배하는 하나의 수식어였다. 포스트시즌까지 합의판정이 큰 역할을 하면서 심판 판정에 대한 순기능을 했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더 보완한다면 국내 프로야구의 합의판정 역시 메이저리그의 챌린지 시스템 못지않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국내 프로야구의 비디오 판독 제도가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