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비디오 판독이 확대된 것에 대해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대세다. 오심이 줄어들어(번복되어) 억울한 판정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도 줄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감독의 퇴장은 어떻게 됐을까. 감독이 오심에 대해 어필하고 이것이 퇴장명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감독퇴장 역시 줄어드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hardballtimes.com이 흥미로운 분석기사를 11일(이하 한국시간) 게재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디오 판독 확대에도 불구하고 감독 퇴장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늘었다.

지난 시즌 감독 퇴장 선언은 모두 91회 있었다. 2013시즌 85회에 비해 늘었다.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라도 증가는 증가다. 비디오 판독이 적어도 퇴장선언이 줄어들게 하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유는 무엇보다도 아직 비디오 판독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다. 바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다. 이에 대한 어필을 하다 감독이 퇴장선고를 당한 경우가 지난 시즌에는 모두 32회였다. 전체 퇴장사유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볼판정 시비로 인한 퇴장은 2012년 27회로 이 해 퇴장 사유 중 으뜸이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21회로 퇴장 사유 두 번째로 내려갔다가 올 해 다시 크게 늘어났다. 다시 말 해 감독들이 비디오 판정으로 의혹(?)을 해소 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해서는 전보다 더욱 쌍심지를 켜고 어필했다는 이야기다.
가장 많은 비디오 판독 요청 사유가 되는 아웃/세이프, 정규 포구 여부는 2012년과 2013년 모두 주요 퇴장사유였다. 2012년의 경우 아웃/세이프 관련한 어필을 하다 퇴장한 경우가 24회로 볼판정에 이어 퇴장 사유 2번째였다. 정규포구는 5회로 공동 3위. 2013년에는 아웃/세이프 시비가 퇴장 사유 1위였다. 모두 22회 발생했다. 정규포구는 5회로 4번째 퇴장사유에 해당했다.
2014년은 이 두 사유가 모두 퇴장사유 랭킹에서 사라졌다. 일단 비디오 판독 확대의 직접적인 목표는 이룬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비디오 판독이 적어도 아웃/세이프, 정규포구와 관련한 시비는 모두 없애준 걸까. 꼭 그렇지는 않는 것 같다. 올 해 두 번째 퇴장 사유가 비디오 판독에 대한 불복이었기 때문이다. 모두 23회나 감독들이 비디오 판독에 수긍하지 않고 시비를 걸다가 퇴장 조치를 당했다.(스트라이크/볼 판정과 마찬가지로 비디오 판독 결과 역시 어필의 대상이 아니다) 모든 비디오 판독 후 불복 케이스에 아웃/세이프, 정규 포구 문제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이들 시비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이 문제가 말끔히 해소 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비디오 판독으로 유의미 하게 달라진 또 하나는 바로 원정경기에서 퇴장 회수 비율이다. 2012년에는 모두 82번의 감독 퇴장 중 44번이 원정경기에서 나왔다. 지난 해는 85번 중 47회를 차지했다. 올 시즌은 91번 중 46번이 원정팀 감독, 45번이 홈팀 감독에 대한 퇴장선언이었다.
그 동안 많은 메이저리그 감독들이 ‘심판은 홈팀에 유리하게 판정하기 쉽다’고 믿는 경향이 있었고 이런 생각이 비단 감독들만의 생각은 아니었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선수 퇴장. 선수만 퇴장 당한 것이 아니고 감독과 함께 퇴장 당한 경우다. 2012시즌에는 감독에게 82회 퇴장이 선언 될 때 선수도 함께 퇴장 당한 경우가 14회 있었다. 비율이 .171이다. 2013년에는 85회 중 15회로 비율 역시 .176으로 증가했다. 지난 시즌에는 91회 감독 퇴장 중 16번 선수 퇴장도 함께 선언됐다. 비율은 .176으로 2013년과 같지만 숫자는 늘었다.
비디오 판독이 확대되면서 최소한 선수들이 아웃 세이프를 두고 심판과 시비가 길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덕아웃을 쳐다보다 팀에서 자체적으로 돌려본 리플레이에서 심판 판정이 맞다는 사인이 나오면 군말 없이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의 판독 영역이 아닌 스트라이크/ 볼로 인한 어필이 비디오 판독 확대 이전 보다 크게 늘어난 만큼 감독 선수 동반 퇴장 역시 줄어들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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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하는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 비디오 판독 확대에도 불구하고 올 해 메이저리그 감독 퇴장 횟수는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