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한때 프로야구를 주름 잡았던 왕년의 스타들이 야속한 세월을 절감하고 있다.
김동주는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8년 OB에 입단한 김동주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통산 162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9리(5540타수 1710안타) 273홈런 1097타점을 기록했다. 입단 이후 줄곧 팀은 물론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우타자로 맹활약을 펼쳤고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거취 문제를 놓고 시즌 도중 구단과 갈등을 빚으며 트레이드 요구를 하기도 했다. 2군 성적은 타율 3할6리(108타수 33안타) 3홈런 18타점.

김동주는 구단 측의 코치직 제안을 거절하고 현역 연장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구단 측은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과 조범현 kt 감독이 김동주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군림했던 장성호는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 도중 쇄골 통증으로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최준석, 루이스 히메네스, 박종윤의 선전 속에 1군 승격의 꿈은 점점 멀어져 갔다. 흐르는 세월이 야속할 뿐. 1군 경기에 5차례 출장했으나 무안타로 침묵했다. 2군 무대에서는 타율 3할6푼5리(52타수 19안타) 1홈런 9타점으로 선전했지만 1군 진입 기회는 없었다.
은퇴 위기에 놓였던 장성호는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고 kt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그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kt 측은 장성호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와 서재응 또한 마찬가지. 두산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김선우는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6차례 등판을 통해 승리없이 1패를 떠안았다. 평균 자책점은 14.04. 김선우는 지난달 17일 구단 사무실을 찾아 백순길 단장과 송구홍 운영팀장을 만나 은퇴 의사를 건넸고 구단 측은 이를 수용했다.
서재응의 올 시즌 1군 성적은 2패 2홀드(평균 자책점 6.40). 2군 무대에서도 2승 3패(평균 자책점 7.52)로 고개를 떨궜다. 내년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나 명예 회복을 위한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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