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천거한 윤장현 시장, 이상한 체육회 인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2.11 07: 21

'시민시장'을 자처하는 윤장현 광주광역시 시장의 체육회 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10일 광주시체육회는 중회의실에서 117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상임부회장과 사무처장 등 광주체육을 이끌 집행부 구성을 완료했다. 상임 부회장은 유재신(56) 전 광주시의원, 사무처장에는 피길연(50) 광주시 생활체육협회 이사가 임명됐다. 그런데 전문성과 정실인사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유재신 상임부회장은 조선대 총동창회 상임부회장, 광주전남마약퇴치운동본부장, 광주시 약사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피 사무처장은 광주 생활체육협회와 광주 산악연맹에서 몸담았지만 두 사람 모두 체육계 인사로 분류되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3년 임기 상임 부회장은 월 500만원의 업무추진비, 사무실, 차량, 직원 등이 지원된다. 회장인 시장을 대신해 체육회를 대표해 대외 활동을 한다. 4년 임기 사무처장은 사무처 살림과 산하의 경기단체를 이끈다. 특히 경기단체의 내부 사정에 밝아야 하고 인맥은 물론 행정력까지 두루 갖춰야 한다. 때문에 사무처장은 체육계에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맡아왔다. 그만큼 전문적인 영역으로 인정받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비전문가라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윤시장은 상임부회장과 사무처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광주 체육계를 무시한 처사'라는 불만과 함께 임명 배경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회장과 사무처장은 지난 5월 지방선거 윤장현 캠프 출신이거나 친분이 있다. 선거 공신들을 챙겨주는 전형적인 정실인사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적인 도의 문제도 있다. 박재현 현 사무처장의 퇴임이 결정되지 않았다. 박 사무처장은 지난 2013년 1월 선임돼 임기가 2년이 남았다. 만일 박 사무처장이 사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두 명의 사무처장이 일하는 셈이 된다. 이사들은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박 사무처장이 지난 5일 신임 이사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면직된 것으로 해석했다.
박재현 사무처장은 이사회 결정 직후 "정말 난처한 상황이다. 사직처리도 하지 않고 후임자를 임명했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그만두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 사표를 낼 것인지 말 것인지 (거취 문제를) 고민하겠지만 이곳은 내가 30년 동안 일해온 직장이다. 나가라는 말 한마디 없이 이럴 수가 있는가"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인사과정에는 지자체 단체장이 체육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뒷맛이 씁쓸하다. 임명과정을 거쳤지만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점에서 지역 체육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윤장현 시장은 안철수 의원이 변화와 혁신의 이름으로 천거한 인물이었고 광주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체육회 인사는 혁신과는 거리가 먼 낙하산 인사의 구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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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광주시 체육회 정기이사회에 참석한 윤장현 시장/광주시 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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