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을 봉지 째 제공할 것이다.”
자신감에서 나온 의도된 발언이었을까.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 겸 퀸즈파크레인저스(QPR) 구단주가 대한항공 ‘땅콩리턴’을 낳은 ‘마카다미아’를 두고 허니버터칩으로 반격(?)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동종업계서 불문율로 알려진 상대기업 저격이다.
▲ 10조 vs 3조…다윗과 골리앗

저비용항공사 선두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는 에어아시아. 지난 2011년 기준 에어아시아본사를 비롯해 장거리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엑스까지 에어아시아의 매출은 3조 원을 넘는 수준. 반면 대한항공은 그해 11조 8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덩치에 있어서는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에어아시아는 ‘저비용항공사’로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14 월드 트래블 어워드 아시아&오세아니아 갈라행사에서 아시아 최고 저비용항공사 상도 받았다.
여행업계 오스카상으로 알려진 월드 트래블 어워드에서는 지난해 세계 최고 저비용항공사 상을 받았다.
에어아시아는 10일 ‘항공요금 0원’이라는 파격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항공요금은 말 그대로 없다. 세금 및 유류할증료만 내면 된다. 유류할증료가 없는 에어아시아 엑스와 타이 에어아시아 엑스는 공항세만 내면 된다.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 겸 QPR 구단주는 QPR에서 뛰었던 박지성을 활용한 마케팅을 이용해 한국에서 저비용 항공사 이미지를 확실히 새기고 있다.

▲마카다미아 VS 허니버터칩
마카다미아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표제출까지 초래한, 역대 가장 ‘위력적인’ 땅콩이 됐다. 정확하게는 아몬드와 땅콩보다 비싼 견과류로 분류된다. 1kg당 3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를 원료로 포함한 화장품도 시중에 나와 있다.
마카다미아를 두고 페르난데스 회장은 허니버터칩으로 응수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공룡기업’ 대한항공이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리턴’ 논란 속에 추락하고 있던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허니버터칩이 유행이라고 들었다. 언젠가는 기내에서 허니버터칩과 소주를 함께 제공하고 싶다"며 "물론 접시에 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허니버터칩은 편의점 기준 1500원에 팔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에어아시아가 고급 견과류 ‘마카다미아’를 갖고 있는 대한항공에 맞선 모양새.
저가비용항공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페르난데스 회장의 업계에 대한 묘한 자신감도 읽힌다. 훌쩍 자라고 있는 에어아시아가 공룡기업 대한항공을 저격할 수 있었던 배경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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