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평가’ 외친 LG, 5번째 신연봉제 결과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2.12 06: 06

LG 트윈스가 5번째 신연봉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은 없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의견차를 줄인다는 게 구단 입장이다. 구단이 의도한대로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신연봉제의 시작은 2010년 겨울이었다. 이때부터 LG는 당해 팀 성적에 따라 연봉계약 대상자들의 전체 파이를 정했다, 그리고 야구 세이버 매트릭스 중 하나인 윈세어를 적용해 개인 고과를 산정했다.
그런데 LG는 신연봉제를 시작 후 3년 동안 내리막이었다. 2012시즌까지 단 한 차례도 60승 이상을 올리지 못했고, 매년 승보다 패가 많았다. 때문에 한두 명을 제외하면, 활약한 선수들의 연봉 인상폭도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 베테랑들의 윈세어 수치가 높았고, 대부분이 FA 계약자라 연봉협상과는 관련이 없었다.

문제는 작년 겨울에 터졌다. 2013시즌 LG는 페넌트레이스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정규시즌 74승 54패로 21세기 최고 성적을 냈다. 자연스레 활약한 선수 모두 큰 폭의 연봉인상을 벼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LG는 2014시즌 평균 연봉 1억2164만원을 기록, 삼성의 1억4050만원에 이은 2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윈세어가 문제였다. LG 승리공식을 쓴 불펜투수들의 윈세어 수치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불펜투수들이 자치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선 그렇지 않다. 윈세어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져온 계산법이기 때문에 한국프로야구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실제로 지난겨울 LG 철벽불펜진의 연봉 인상폭도 윈세어에 좌우됐다. 38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투수 봉중근은 3억원이 오른 4억5000만원을 받았으나, 봉중근 앞에서 활약한 이동현은 85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연봉이 올랐다. 봉중근에 비하면 인상폭이 확연히 적었다. 봉중근 보다 많이 마운드에 올랐으나(봉중근 55경기 61이닝·이동현 64경기 72이닝) 윈세어는 홀드보다는 세이브의 가산점이 훨씬 크다.
그런데 윈세어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봉중근은 2012년 겨울 구단과 세이브당 옵션이 걸려있는 계약을 체결, 보장액은 전해와 같은 1억5000만원이 됐다, 그리고 LG 구단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연봉을 봉중근에게 지급하고 말았다. 당해 이대형에게도 그랬다. 2012시즌 이대형은 타율 1할7푼8리 19도루로 2011시즌(타율 2할4푼9리 24도루)보다 부진했지만, 2013시즌 연봉은 8500만원 동결이었다. 2013시즌 후 이대형이 FA 자격을 얻는 것을 의식, 윈세어를 무시하고 연봉을 책정했다.
결국 LG 구단은 올 겨울 윈세어에서 어느정도 탈피, 2014시즌 고과산정에 변화를 줬다고 한다. LG 고위 관계자는 2013시즌 74승보다 적은 2014시즌 62승에 머물렀음에도 총 연봉규모를 크게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총 연봉 규모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늘렸다. 작년보다 총 연봉 규모가 커질 것이다”고 했다.
덧붙여 “올해는 고과 평가를 세밀하게 했다. 불펜투수의 경우, 경기에 나서지 않았지만, 불펜에서 몸을 푼 것도 반영했다. 평가가 세밀해진 만큼, 손을 많이 들였다. 담당자가 매일 경기 후 40분 동안 고과를 작성했다. 불펜투수도 대우를 받을 수 있게 정성평가를 했다”고 강조했다. 
2014시즌 LG는 2013시즌보다 불펜진이 만든 승리가 많았다. 1군 불펜투수 전원이 필승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 불펜진을 구축했다. 봉중근과 이동현 외에도 신재웅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 윤지웅 등이 맹활약을 펼쳤다. 불펜진으로 인해 LG의 4강 기적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불펜진을 제외해도 연봉이 상승될 이들이 많다. 단 한 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선발투수 우규민과 류제국, 야수진에선 이병규(7번) 손주인 최경철 오지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 11일까지 LG 구단은 연봉인상폭이 큰 선수와는 협상테이블을 차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이 신연봉제를 반복 수정, ‘정성평가’를 외친 만큼, 다섯 번째 신연봉제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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