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신인의 도전장에..."주눅들 필요 없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2.12 07: 55

"주눅들 필요가 없다. 그라운드에 나가면 기량 대 기량으로 붙는 것이다."
이동국(35, 전북 현대)이 무대에 올라서자 신인 선수들은 모두 굳었다. 아직 프로 무대도 밟지 못한 예비 신인 선수들로서는 프로 17년차의 베테랑이자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이동국을 직접 보게 되니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이동국의 재치있는 입담에 신인 선수들은 긴장을 풀고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었다.
이동국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서 열린 2015 신인선수교육의 '선배와 만남'에 참석해 이제 K리그 무대를 밟을 선수들에게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값진 조언을 건넸다. 이동국은 자신처럼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선수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한 방법 등을 알려주며 귀중한 시간을 보냈다.

긴 교육 시간의 끝에 이동국을 만난 신인 선수들은 긴장과 지루함에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이동국은 "어떻게 오랫동안 톱레벨의 선수로 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을 담궈야겠죠(부상을 당하게 만들어야죠)"라면서 신인 선수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동국의 입담에 활기를 찾은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이동국에게 질문을 던지며 예비 프로 선수로서의 준비 시간을 가졌다.
자신감을 얻은 신인 선수들 중에서는 이동국에게 도전장을 던진 선수도 있었다. 2011년 광주 FC에 우선지명이 된 후 명지대에 진학했다가 2015년부터 광주에 복귀하게 된 권영호는 "이동국 선배의 플레이를 감명깊게 봤다. 내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나 수비수인데 선배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싶다. 선배가 은퇴하기 전에 내가 반드시 프로 무대에 살아 남아서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한 다짐을 하기도 했다.
신인 선수의 당찬 도전장이었지만 이동국은 오히려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전에는 출전하지 않고 쉬어야겠다"고 해 다시 한 번 좌중을 폭소로 이끈 이동국은 "(여기 있는 모든 선수가) 내년에는 모두 부딪힐 수 있는 선수들이다. 내가 지금 무대 앞에 있지만 똑같은 선수일 뿐이다.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그라운드에 나가면 기량 대 기량으로 붙는 것이다. 앞에 있는 날 대단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을 했다.
이동국은 신인 선수들이 각 팀에 합류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비법으로 감독들의 스타일에 빨리 녹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장점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빨리 잡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내가 잘한 것을 부각시키는 것도 좋지만, 일단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백지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감독님의 스타일을 빨리 파악해야 수월한 적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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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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