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3 1만 8000대, 비로소 힘 받는 ‘국산차처럼 관리되는 수입차’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4.12.12 10: 34

2014년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 최고의 히트작 QM3(르노삼성자동차 )가 최근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유러피안 크로스오버(CUV)를 주창하면서 국내 시장에 등장한 QM3는 말 그대로 ‘드라마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사전예약을 시작하자 마자 준비된 물량 1000대가 단 7분만에 매진 돼 대단한 히트 예감을 한 차량이었지만 이후 극심한 물량 부족으로 대기 수요자들로부터 원성을 들어야 했다. 지난 8월 한 달 출고대수가 44대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
하늘을 찌르는 인기와 수요량을 채우지 못하는 빈약한 공급력, 지난 1년간 QM3를 곤혹스럽게 만든 현실이었다. QM3가 안고 있는 생산 따로, 판매 따로라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었다. 알다시피 QM3는 르노자동차의 스페인 공장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들여와, 르노 삼성의 엠블럼을 달고 판매 된다. A/S는 르노 삼성의 국내 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QM3는 처음부터 ‘국산차처럼 관리되는 수입차’라는 이중구조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구조가 장점으로 작용하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물량부족의 난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장점이 최대의 단점이 되는 건 한 순간이었다.
QM3의 물량공급은 11월부터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은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7,000대 가량의 QM3가 구매자들에게 인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 1년이 다 돼서야 비로소 물량 부족이 해소 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QM3는 약 1만 8000대의 판매고를 올릴 전망이다. 당초 르노 삼성이 목표로 잡았던 8000대의 230%에 해당하는 성과다.
물론 이 과정에서 프랑수와 프로보 사장을 비롯한 르노 삼성 관계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11일 저녁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치러진 QM3 런칭 1주년 기념 미디어 송년회에서 박동훈 르노 삼성 부사장은 “물량을 확보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우리나라에서 책정 된 판매가가 유럽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르노 본사는 이윤이 많이 남는 유럽 시장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다. 본사와 치열하게 논의했다.  다행히 이제는 이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 돼 차량 인도 기간을 한 달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물량 부족이 해소 되면서 ‘국산차처럼 서비스 되는 수입차’는 비로소 강점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에 18.5km/ℓ라는 놀라운 연비, 그리고 2000만 원 초반대의 가격 등이 QM3 판매고를 가파르게 끌어 올리고 있다.
여기에 고무 된 르노삼성은 내년에는 2만대 돌파의 꿈도 조심스럽게 꾸고 있다. 박동훈 부사장은 “만약에 QM3를 수입차로 분류한다면 QM3는 연간 1만대 판매를 기록한 최초의 수입차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QM3의 성공이 르노 삼성에 안겨주는 각별한 의미도 있다. 바로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했다는 점이다. 그 동안 르노 삼성은 현대자동차가 닦아 놓은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주동하고 있는 세그먼트로 경쟁해 왔다. 
하지만 2014년의 르노 삼성은 달랐다. 그들의 슬로건 ‘Better & Different’에 잘 드러나 있다. Better는 품질을 말하고 Different는 차별화를 지칭한다. 현대차와 똑 같은 세그먼트로 현대차가 다져놓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쉽게 한계에 부닥친다. 현대차에는 없는 새로운 놀이터(세그먼트)를 개척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수 있는데 그 모범을 QM3가 보여줬다.
QM3의 성공은 ‘Better & Different’라는 슬로건에 더욱 힘을 싣게 했다. 새로운 방향성에서 확신을 얻은 르노삼성자동차는 우리나라 내수 시장에서 2016년까지 현대, 기아에 이은 3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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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블루 외장 컬러 신규 적용 된 2015년형 QM3. 아래는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왼쪽)과 박동훈 르노삼성 영업본부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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