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0순위라는 평가가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누가 바로 들어와도 어색함이나 약해지지 않았다. SK텔레콤의 두터운 선수층의 힘이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 '2015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프리시즌 나진과 경기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주목해야 할 건 두가지 사실. 첫번째는 그동안 부진에 허덕이던 정글러 '벵기' 배성웅이 10킬 29어시스트라는 빼어난 활약으로 살아났다는 것과 두번째는 무려 3명이나 교체한 2세트 역시 강력함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SK텔레콤은 2세트에서 '마린' 장경환 '페이커' 이상혁 '피카부' 이종범을 각각 '임펙트' 정언영 '이지훈' 이지훈 '울프' 이재완으로 교체했다. 앞선 2번의 시범경기에서는 미드라이너가 자리를 지킨 가운데 2명씩의 선수교체는 있었지만 3명 교체는 처음이었다.

1세트에서 전장을 누볐던 선수들 못지 않게 들어온 선수들은 자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면서 승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임펙트' 정언영은 장기인 강력한 생존능력을 잘 살리는 미끼 역할로 적군의 시선을 끌어들였고, 이로 인해 정글러 '벵기' 배성웅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다. 정언영(2킬 5데스 10어시스트)은 집중적인 견제로 팀내 최다 데스를 허용했지만 19어시스트를 기록한 배성웅의 여유가 만들어지면서 SK텔레콤은 28분 48초만에 경기를 끝낼수 있었다.
정언영 뿐만 아니었다. '이지훈' 이지훈 역시 수비형이라는 기존 인식을 깬 강력한 공격형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제이스'를 잡은 이지훈은 드래곤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던 중반, 상대 후방을 단박에 두들기는 순도 200%의 공격 효율을 펼치면서 완승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5명의 선수가 포진된 팀을 제외하면 다른 팀들은 주전과 비주전을 결정한 상황. 그러나 SK텔레콤은 최병훈 감독과 김정균 코치가 말하는 것 처럼 모두가 주전인 시스템을 선택했다. '페이커' 이상혁과 '이지훈' 이지훈이 완벽하게 미드 라이너를 책임진 것에 외에 탑과 서포터는 고정 라인업 없이 선수들을 교대하면서 어떤 변수에도 대비할 수 있는 힘을 확인시켜줬다.

그야말로 버릴 선수가 하나도 없다. '페이커' 이상혁을 확실한 주전으로 꼽을 수 있지만 '이지훈' 이지훈 역시 백업이라고 구분짓기에는 뭔가 강력한 아쉬움을 주는 선수들이다. 롤드컵 우승까지 했던 '임펙트' 정언영 역시 경계를 구분짓기에는 애매한 선수다. 새롭게 나선 '피카부' 이종범 역시 기대 이상으로 '울프' 이재완과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정말 선수들이 어떤 선수랑 경기에 나서든 기량을 보여줄 준비를 마친 셈이다.
프리시즌은 이제 5회차 밖에 치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기나긴 정규시즌을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변수가 다가올 중반부터 SK텔레콤의 질주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격이 다른 선수층을 보여준 SK텔레콤이 이번 2015시즌 보여줄 힘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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