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은 NBA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괴물같은 득점 능력에다가 신장이나 체구 등 자신보다 외형적인 신체적 능력을 지닌 이라도 머리 위에 슬램덩크를 내려꽂는 야수같은 운동 능력까지 그는 농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신이었다.
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 '페이커 갓'이라는 애칭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챔피언 폭이 넓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가 다루지 못하는 불가능한 챔피언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까지 들리게 할 정도다. 정말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맨이다.
'페이커' 이상혁(SK텔레콤)이 이번에는 화려한 이니시에이팅쇼로 LOL팬들의 눈을 호강시켰다. 그의 신들린 움직임으로 SK텔레콤의 완승은 당연시됐다. 이상혁은 지난 11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2015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코리아 프리시즌 나진과 경기 1세트에 출전, 리산드라로 6킬 4데스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활약하면서 팀의 1-0 리드를 이끌었다. 맞수로 나선 나진의 '꿍' 유병준은 제드로 3킬 6데스 3어시스트를 올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개척시대 서부 총잡이들나 무사들의 일기토를 연상시키는 미드 라이너 1대 1 대결서 '꿍' 유병준을 혼자 제압하면서 경기감을 조율한 이상혁은 팀이 주도권을 쥔 순간 무리하게 블루 버프를 노리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수는 계속되지 않았다. 상대의 시선을 자신의 쪽으로 모은 이상혁은 4명의 공세가 자신에게 몰리는 순간 기막히게 존야의시계를 구동시키면서 미끼 역할을 멋지게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리산드라로 역이시니에이팅에 성공하면서 승부를 가르는 대승을 만들어냈다. 리산드라의 맹공으로 16-9는 19-9로 점수가 더욱 벌어졌고, 내셔남작의 바론버프도 차지하면서 경기는 사실상 끝난 상황이 됐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챔피언 폭의 한계가 정말 없다. 어떤 챔피언을 사용하든 자신의 챔피언으로 만들 수 있어 그 한계가 궁긍할 정도"라며 이상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존재감은 SK텔레콤에게는 다행이지만 다른 팀에게는 악몽이 아닐 수 없다. '페이커' 이상혁 외에도 '이지훈' 이지훈이라는 성향이 다른 강력한 미드 라이너 2명이 버티고 있는 SK텔레콤. '롤챔스' 우승을 넘어 '롤드컵'까지 바라보고 있는 페이커의 진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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