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보다 선수 중요’ SK는 김광현 걱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12 15: 27

김광현(26, SK)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잠시 쉼표를 찍었다. 어쩌면 이 상황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주체는 SK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SK는 오히려 고민이다. 행여 김광현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한 MLB 진출을 추진했던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 오전 7시까지였던 샌디에이고와의 교섭 기간 중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금액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김광현도 무리해서 MLB 도전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SK도 12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김광현이 국내 잔류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김광현 또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간 포스팅 절차에 관여했던 모든 주체에 감사함을 표시했다.
SK는 이번 김광현의 MLB 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김광현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7년 연차’를 모두 채우는 것이 확정되자 곧바로 MLB 진출 시나리오를 짰다. 포스팅 절차를 일찌감치 시작했고 금액이 비교적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를 허용했다.

애초 구단 내부에서는 “이 정도 금액으로는 수용이 쉽지 않다”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김광현이 고심 끝에 MLB 도전으로 물줄기를 잡았고 SK도 내부 협의 끝에 “보내주자”라는 쪽으로가닥을 잡았다. 구단주 및 모그룹을 결단도 이런 야구단의 행보와 보조를 맞췄다. 예상보다는 빨리 허용으로 결론이 난 이유였다. 포스팅 절차에서도 야구단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 모든 관계자들이 “이렇게 된 이상 연봉이라도 많이 받으며 갔으면 좋겠다”라고 입을 모았을 정도다.
그러나 김광현은 결국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현장에서는 이런 결정을 반길 수도 있다. 김광현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팀의 에이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가치도 크다. 구단으로서는 잔류가 이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SK는 김광현의 마음을 걱정하고 있다. 포스팅, 그리고 연봉 협상을 거치며 자존심에 다소간 상처를 입었다는 점, 그리고 꿈이 실현되지 않은 것에 대한 동기부여의 상실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꼭 좋은 일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김광현이기에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심성이 올곧은 선수고 2년 뒤가 있는 만큼 오히려 전회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점이다. 구단이 막은 것이 아닌, 선수 스스로 내린 판단인 만큼 이를 존중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김광현 또한 “다시 돌아온 SK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좀 더 준비해서 기회가 된다면 빅리그에 도전하겠다”라고 각오를 되새겼다. 김광현의 각오 속에 SK는 당장 다음 시즌 4강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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