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다양성 영화 열풍의 포문을 연 '인사이드 르윈'부터 현재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이하 '엑소더스')' 그리고 '인터스텔라'마저 제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까지 다양성 영화들이 살아나고 있다.
'님아'는 지난 11일, 6만 5,61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42만 118명(영진위 기준)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이후 1위 행진을 달리던 '엑소더스'와 천만 관객 돌파를 향해 질주 중인 '인터스텔라'를 모두 제친 기록이다.
다른 작품에 비해 소자본이 투입된 '님아'가 그것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치면서 2014년 주목을 받았던 다양성 영화 열풍이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월 개봉한 '인사이드 르윈'은 소규모 개봉 영화로서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총 1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양성 영화로서 10만 관객을 넘는다는 것은 상업영화의 '천만 관객'과도 같은 의미. 코엔 형제의 첫 번째 음악영화이기도 했던 '인사이드 르윈'의 이와 같은 '대박'은 기존 ‘씨네필’로 분류되는, 다양성 영화를 즐겨보는 관객층을 넘어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중과 소통했던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다양성 영화의 대박을 터뜨렸다. 세계 최고 부호 마담 D.의 죽음을 둘러싼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와 로비보이 제로의 미스터리 어드벤처를 담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10만 관객은 물론, 7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흥행은 다양성 영화 대박의 일등공신인 입소문 덕분. SNS 등 온라인 상에서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흥행이 가능했다는 평이다.
2014년 최고의 발견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배우 천우희를 발굴해낸, '한공주' 역시 2014년 다양성 영화 열풍의 주인공이다. 보는 이들이 다소 힘들 수 있는 '성폭행' 소재의 영화였지만 '한공주'는 100개 남짓한 스크린에서 입소문만으로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4년 또 하나의 '대박' 다양성 영화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다양성 영화 열풍의 정점은 '비긴 어게인'이었다. 제2의 '원스'를 표방한 '비긴 어게인'은 여름 대작들과 추석 화제작들 속에서 무려 34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가 하면 각종 실시간 음원 차트를 장악하는 등 엄청난 화제 속에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그 마지막 바통을 '님아'가 이어받았다. 노부부의 이야기이지만 연령을 초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과 영화 개봉 이후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입소문, 그리고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는 연말 분위기 등 여러 요소가 맞물리면서 '님아'의 기적같은 흥행 돌풍을 가능케 했다는 평이다.
이와 같은 다양성 영화의 흥행은 한국 영화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영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한 영화 관계자는 "상업영화만 잘되는게 아니고 다양성 영화들이 잘 돼서 시장이 다양해지게 됐고 관객분들이 보실 수 있는 선택범위도 넓어지는 것이지 않나"라면서 "큰 영화들에만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소재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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