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슈팀] 김광현(26, SK 와이번스)의 ML 진출이 잠정 실패했다. 국내 정상급 좌완투수로 손꼽히는 김광현이었지만 ML 입성을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한 때 어깨를 나란히 했던 류현진의 존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포스팅 금액으로 200만 달러를 외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12일(한국시간) 오전 7시가 협상 마감 시한이었는데, 어떠한 소식도 없었다. 이로서 김광현은 이번 기회에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포스팅이 수용되어 양현종(26, KIA 타이거즈)보다는 한 단계 더 간 것이지만, 빅리그를 밟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보직을 두고 다소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보고 있었지만 현지에서는 김광현이 선발보다는 불펜에 어울린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포스팅 금액이 류현진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200만 달러였다는 것도 충격적이었는데 1~2타자만 상대하는 불펜투수가 된다는 것은 한국야구의 자존심에도 금이 가는 이야기였다.

냉정히 말하면 구위와 제구력이 모자란 탓이었다.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지는 김광현이지만 국내와 미국의 시각은 다르다. 국내에서는 최고 구속을 놓고 김광현을 강속구 투수라고 칭하지만, 빅리그에서는 평균 구속을 놓고 보기 때문에 김광현 정도의 구속과 구위로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 특히 김광현에게 적합하다는 불펜으로 눈을 돌리면 155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제구와 부상 이력 역시 악재였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과 오프스피드 피칭(체인지업 구사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또한 메이저리그의 긴 이동거리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으로 인해 풀타임 선발로 적합하지 않다는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어깨 부상 경력 역시 꼼꼼하게 따졌다.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 폼이 매력적인 투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러한 폼마저 향후 부상 발생 위험이 있는 요소로 평가했다.
새삼 류현진의 가치가 돋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광현과 류현진은 한국의 전승 우승을 이끌었던 쌍두마차. 류현진은 지난해 6년 3600만 달러 조건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포스팅 금액만 280억 원에 이른다. 류현진은 2년 연속 10승-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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