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드와이트 하워드(29, 휴스턴 로키츠)의 복귀가 임박했다.
휴스턴 로키츠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슬립트레인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홈팀 새크라멘토 킹스를 연장 접전 끝에 113-109로 제압했다. 제임스 하든은 연장전에서만 12점을 폭발시키며 총 44점을 넣어 드와이트 하워드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이날 하워드는 정장을 입고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그는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10경기 째 쉬었다. 하지만 하워드가 단순한 치어리더는 아니었다.

NBA 선수들은 보통 경기시작 3시간 전쯤에 경기장에 온다. 이후 마사지를 받거나 준비운동을 하면서 각자 몸을 데우기 시작한다. 한국처럼 코트에서 단체로 몸을 푸는 광경은 볼 수 없다. 선수마다 컨디셔닝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가 몸이 안 좋다면 마사지를 더 받을 수 있고, 슛이 부족한 선수는 코트에 나가 슛을 던지는 식이다. 신인 선수가 선배 옷을 받아준다던가 하는 문화도 없다. 선수는 100% 경기에만 집중한다.
관중들의 입장은 경기시작 두 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선수들은 관중들이 오기 전에 이미 코트에서 하는 훈련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 새크라멘토 슬립 트레인 아레나를 방문한 기자는 우연히 하워드의 비밀훈련을 엿보는 행운을 누렸다. 하워드는 경기에 뛰지 않았음에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하워드의 모든 훈련에는 코치가 동행했다. NBA에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전담하는 피지컬 트레이너가 따로 있고, 숫자도 한국보다 많다. 하워드가 본격적인 훈련을 하자 코치가 공을 잡아줬다. 처음에 하워드는 두 손으로 번갈아 골밑슛을 넣는 ‘마이칸 드릴’을 연습했다. 센터라면 누구나 거르지 말아야 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하지만 기자는 KBL 취재 중 국내 어느 센터도 매일 마이칸 드릴을 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슈퍼스타인 하워드가 잘하는 이유는 외계인 같은 탄력이 아니라 기본기를 확실하게 지키기 때문이었다.
몸을 푼 하워드에게 동료 조이 돌시가 수비수로 붙어 훈련을 도왔다. 하워드가 스크린을 서주고 빠질 때 코치가 제 타이밍에 공을 넣어주면 하워드가 골밑으로 돌진해 공을 잡아서 넣는 픽앤롤 연습이었다. 하워드는 하킴 올라주원에게 배운 스핀무브 등을 곁들여 다양한 동작을 연습했다.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해 자기 것으로 만들고, 응용도 했다. 방향도 좌우 양쪽 코트에서 모두 연습했다.
이후 하워드는 수비수를 상대로 등지고 포스트업을 연습했다. 거친 몸싸움이 실전을 방불케 했다. 돌시는 하워드가 부상 중이라고 결코 봐주지 않았다. 하워드를 코트에 넘어뜨릴 정도로 거친 파울을 구사했다. 훈련강도는 실전과 같았지만 분위기는 매우 밝았다.
하워드는 자유투 연습을 한 뒤 마지막으로 코트를 왕복해서 뛰는 마무리 훈련까지 철저하게 마쳤다. 한 시간 가량 훈련한 그는 땀을 뻘뻘 흘렸다. 팬들의 사진촬영에도 기꺼이 응해주는 등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사실 비밀이라고 할 것도 없는 기본적인 훈련이었다. 하지만 누구나 알아도 매일 실천하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NBA 선수라고 화려한 덩크슛이나 드리블을 연습하지는 않았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전 슈팅연습을 무의미하게 한다. 아무런 수비수의 제지 없이 노마크에서 단체로 똑같은 슛을 던지는 것이 전부다. 반면 NBA 선수들은 슛 하나를 던지더라도 실전처럼 연습했다. 또 자유자재로 개인기를 넣어 응용을 했다. 여러 선수가 있지만 슈팅하는 스타일은 전부 달랐다.
NBA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선수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시스템이었다. 기자가 살펴본 하워드의 몸 상태는 당장 실전에 투입해도 별 지장이 없어 보였다. 하워드는 15일 덴버전에서 복귀가 예정돼 있다. 케빈 맥헤일 감독은 휴스턴이 크게 뒤지는 와중에도 결코 하워드를 쳐다보지 않았다. 한국이었으면 이 정도 부상인 선수가 뛰지 않기는 쉽지 않다. 코칭스태프에게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조기에 복귀했다가 몸이 망가지는 선수가 많다.
NBA에서는 반드시 피지컬 트레이너의 동의가 있어야만 선수가 뛸 수 있다. 선수노조가 있어 감독이 억지로 다친 선수에게 출전을 강요하면 큰 사단이 난다. NBA나 KBL이나 1승이 아쉬운 프로세계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선수보호에서는 큰 차이점이 있었다.
이제 몸을 100% 충전한 하워드는 복귀전을 기다리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하워드가 NBA 최고센터다운 위용을 되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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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라멘토=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