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볼 만한 복권이었을까. 아니면 위험천만한 도박일까. LA 다저스의 새 주전포수로 거론되는 야스마니 그랜달(26)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지 팬심과 언론의 평가도 상반되는 가운데 그랜달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를 가려줄 것으로 보인다.
LA 다저스는 윈터미팅 마지막 날이었던 12일(한국시간) 큰 결단을 내렸다. 샌디에이고와의 2대3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윈터미팅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팀의 중심타자이자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 중 하나였던 맷 켐프다. 외야 정리를 원했던 다저스, 그리고 타선 보강을 원했던 샌디에이고의 이해 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다저스는 5년간 1억7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는 켐프에게 줘야 할 돈을 3000만 달러로 줄였다.
반대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는 그랜달이다. 2012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그랜달은 3년 통산 216경기에서 타율 2할4푼5리, 24홈런, 9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128경기에 나가 타율 2할2푼5리, 15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정교함은 떨어졌지만 투수친화적인 펫코파크에서 15홈런을 친 것은 분명 예사롭지 않은 성적이다.

수비에 있어서는 비교적 평가가 괜찮다.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능력, 그리고 볼을 스트라이크로 둔갑시키는 프레이밍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프레이밍 능력은 리그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리그 최정상급에 가깝다. 여기에 2012년에는 타율 2할9푼7리, 출루율 3할9푼4리를 기록하는 등 타격에서도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상급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자원”이라는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의견도 있다. 프레이밍은 좋지만 도루저지율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수비 능력에서 정상급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타격은 계속 하락세다. 또한 2013년 오른 무릎 수술을 받은 것도 꺼림칙하다는 의견이다. 포수에게 있어 무릎은 생명과도 같다. 수비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도루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송구 능력이 나쁘다기보다는 공을 받아 던지는 동작에서 무릎이 버텨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어쨌든 그랜달은 켐프 트레이드의 주인공 중 하나로 비상한 관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그랜달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다저스의 장기적인 주전 포수로 자리를 꿰찬다면 이번 트레이드는 성공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해 A.J 엘리스급의 포수가 된다면 이번 트레이드는 켐프의 연봉을 비워내는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프리드먼 사장의 첫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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