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7, 넥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팀 중 하나로 알려진 뉴욕 메츠가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개시를 앞두고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정호에 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하고 구단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등 포스팅 절차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2일까지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윈터미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메츠가 유격수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강정호 등 아시아권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컸다”라면서 “윈터미팅 당시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와 만나기도 하고 그간 모은 자료들을 정리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꽤 구체적인 자료들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8일 “파워 히터인 한국인 유격수 강정호에 뉴욕 메츠,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오클랜드는 빌리 빈 단장이 직접 “잘못된 보도”라며 진화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는 바비 에반스 단장 역시 강정호의 MLB 성공 가능성을 비교적 낮게 점치며 짐짓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샌디 앨더슨 단장은 “국제 스카우트 시장에서 유격수를 찾을 가능성은 분명 있다”라며 원론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리빌딩의 완성 단계를 꿈꾸는 메츠는 검증된 유격수가 필요하다. 윌머 플로레스라는 젊은 유격수 자원이 있기는 하지만 수비에도 믿음감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이며 공격에서도 중량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플로레스는 올해 78경기에서 타율 2할5푼1리, 6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아직은 성장 중인 선수에 가깝다. 이에 메츠는 플로레스를 대안으로 생각하면서도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트레이드 시장, 그리고 국제스카우트 시장을 분주히 돌아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윈터미팅에서는 메츠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유격수도 찾지 못했는데 강정호나 도리타니 다카시(한신)의 동향도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현지에서는 메츠의 포스팅 참가를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었다. 금액은 관건이지만 관심이 있는 팀이 있다는 게 나쁘지는 않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오는 15일경 포스팅 절차를 시작할 전망이다.
뉴욕 지역 언론들의 평가도 그리 나쁘지 않다. 뉴욕포스트는 “강정호는 완벽한 선수가 아니지만 공격력으로 수비력을 상쇄할 수 있다. 강정호가 메츠의 유격수 옵션 중 가장 흥미로운 선수임은 분명하다”라면서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이 1000만 달러 정도까지 높게 치솟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포스팅 금액을 포함해 4년 2400만 달러나 계약 기간을 짧게 하는 대신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