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잔류’ SK, 가을야구 가능성 밝아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13 06: 06

선수로서는 꿈을 실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겠지만 이제는 다시 뛰어야 할 때다. 김광현(26, SK)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잠시 미룬 가운데 자연히 SK의 내년 전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절대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에이스’의 잔류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했던 김광현은 자신의 독점협상권을 따낸 샌디에이고와의 개인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김광현은 포스팅을 포기하고 SK에 잔류한다. 김광현은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다시 돌아온 SK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좀 더 준비해서 기회가 된다면 빅리그에 도전하겠다”라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꿈을 눈앞에서 포기한 상실감은 꽤 클 수 있다. 꿈을 향해 의욕적인 1년을 보내온 김광현이라면 더 그렇다. SK도 김광현이 행여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광현이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잘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은 굳건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나이가 많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생각하는 것은 베테랑 선수 같다. 생각이 깊고 지난 일을 마음속에 크게 담아두는 성격도 아니다. 이번 일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했다.

어차피 MLB 도전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가능한 김광현이다. 지금 이 단계에서 주저앉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더 의욕적으로 야구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SK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다른 한 가지가 관심을 모은다. 바로 내년 SK의 전력이다. FA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룬 SK는 마운드 전력 또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SK는 김광현의 MLB 진출을 기정사실화하고 ‘김광현 없는’ 마운드 구상에 골몰했었다. 선발진은 올해 불운을 털어내고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는 윤희상을 비롯, 외국인 선수 두 명, 올해 선발진을 지킨 채병룡과 내년이 더 기대되는 고효준, 그리고 올해 가능성을 내비친 여건욱 문광은 등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다만 왼손 투수가 없어 김용희 감독의 고민이 컸다. SK는 현재 트래비스 밴와트의 재계약에 근접한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1순위 역시 오른손 투수다.
그러나 김광현이 잔류함에 따라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생겼다. 두 자릿수 승수가 보장되는 마운드의 대들보가 자리를 지키게 됐고 선발 요원들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는 여력도 생겼다. 팀 상황에 따라 내심 6선발 제도도 염두에 두고 있는 김용희 감독으로서는 천군만마라고 할 수 있다. 불펜 선수들 몇몇이 재활을 진행하고 있어 내년 초반 정상적인 가세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광현 이름 석 자가 주는 존재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타선은 올해 이재원 이명기 김성현 임훈 박계현 등이 성장하며 원활한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최정 김강민 조동화라는 FA 선수들이 잔류했고 시장에 나갔던 나주환 또한 SK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열렸다. 외국인 타자 없이도 선전했던 SK의 타선에 똘똘한 외국인 선수 하나가 들어온다면 폭발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요약하면 투·타에서 모두 플러스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SK의 가을야구 복귀 가능성도 그만큼 밝아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