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심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뜻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보스턴의 마무리로 활약 중인 우에하라 고지(39)가 후배인 후지카와 큐지(34)의 텍사스행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잘할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시카고 컵스와 재계약을 이뤄내지 못한 후지카와는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와 1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성적에 따라 구단이 2016년 옵션을 갖는 조건이다. 현재 후지카와는 신체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입단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친정팀 한신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메이저리그(MLB) 재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우에하라는 다소간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휴식기를 맞이해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우에하라는 에 참여한 자리에서 “후지카와가 보스턴에 입단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함께 하고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이내 “텍사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다면 다행인 일”이라며 좋은 조건에 계약한 것에 대해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2014년 시즌 뒤 보스턴과 2년 1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맺은 우에하라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대표팀에서 후지카와와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미국에서 같이 활동하며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머나먼 이국에서 동향의 팀 동료는 큰 도움이 된다. 어느덧 MLB에서만 6년을 보낸 우에하라지만 후지카와와 같이 뛰어보고 싶다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에하라는 후지카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후지카와는 2013년을 앞두고 컵스에 입단했으나 첫 해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는 바람에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는 15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85에 그치고 방출됐다. 이번 텍사스행은 마지막 자존심을 살리려는 행보로도 풀이할 수 있어 더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소속의 텍사스로 이적해 우에하라와도 좀 더 많은 맞대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에하라는 “투수끼리인 만큼 타석에서는 만날 수 없어 평소 대화하는 정도밖에 안 된다. 하지만 후지카와와 만나는 것은 큰 기대가 된다”라면서 “그간 쌓은 실적은 후지카와가 나보다 훨씬 위다. 특별히 조언할 것은 없다”라고 겸손해했다. 2011년 중반에서 2012년까지 텍사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우에하라는 “환경은 (팀 동료가 될) 다르빗슈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지만 텍사스는 더위와의 전쟁이 벌어진다. 그 점은 꼭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