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의 다저스’ 매팅리, 진정한 시험대 올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14 06: 30

LA 다저스의 선택은 변화였다. 그리고 그 변화의 폭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LA 다저스의 오프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제 모든 공은 돈 매팅리 감독에게 넘어왔다.
탬파베이 시절 단장으로서 뛰어난 수완을 과시했던 앤드류 프리드먼을 신설된 야구 부문 사장을 임명한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굵직굵직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윈터미팅이 시작되기 전 사전작업으로 선수단을 개편한 다저스는 윈터미팅이 시작된 후 나흘 동안 네 건의 트레이드를 연달아 성사시켰다. 그에 따라 내년 다저스의 선발 라인업의 면면도 상당 부분 바뀌었다.
당장 주전 유격수인 핸리 라미레스가 FA 자격을 얻어 보스턴으로 떠났고 주전 2루수 디 고든은 마이애미로 향했다. 이를 대신해 필라델피아에서 지미 롤린스, 그리고 LA 에인절스에서 하위 켄드릭을 영입했다.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안방에는 샌디에이고에서 건너온 야스마니 그랜달이 추가됐다. 반대로 외야의 터줏대감이었던 맷 켐프는 샌디에이고로 떠나 외야 정리 작업이 본격화됐다. 베테랑 선발 요원 댄 해런이 떠난 4선발 자리는 브랜든 맥카시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4건의 트레이드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했고 또한 ‘연속성’을 가졌다는 특징이 있다. 켐프의 경우는 포화 상태에 이른 외야 정비의 차원이 강했다. 여기에 앞으로 5년간 1억7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에 연봉보조격으로 3000만 달러가량만 지불하면 켐프를 털어낼 수 있다. 키스톤 콤비의 교체도 치밀한 계산이 이뤄졌다. 다저스는 고든의 트레이드 대가로 받아온 앤드류 히니를 에인절스와의 트레이드에 활용해 켄드릭을 데려왔다. 프리드먼의 진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전력적인 의미로는 더 이상 화끈하지만 확률은 떨어지는 방망이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프리드먼의 의중이 읽힌다. 프리드먼은 전통적 기록보다는 자신이 선호하는 ‘숫자’가 확실한 인물이다. 올해 잠재력이 드러난 고든을 트레이드시킨 것도 출루율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신 수비력을 택했다. 롤린스와 켄드릭은 전임자인 라미레스-고든보다는 수비가 훨씬 좋은 선수들이다. 반면 수비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켐프는 미련 없이 보냈다. A.J 엘리스와 경쟁할 수 있는 그랜달을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랜달은 프레이밍이 뛰어난 대표적인 포수로 손꼽힌다.
이렇게 프리드먼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다저스를 개편하고 있다. 결국 이런 자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시켜야 하는 돈 매팅리 감독의 부담이 커졌다. 매팅리 감독은 그간 선수들을 장악하는 능력에서는 호평을 받아왔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한 곳에 묶어놨다는 자체만으로도 성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세밀한 작전 야구 등 ‘큰 경기’에서 필요한 요소는 지금껏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에 깐깐히 개입하는 성향도 아니다.
그런데 프리드먼이 매팅리에게 안겨준 선수단은 좀 더 아기자기한 맛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라미레스와 켐프를 잃은 다저스는 어찌됐건 공격력과 일발장타력에서 손실이 불가피하다. 매팅리 감독은 이 손실을 다른 부분에서 메워가야 한다. 적절한 작전, 상대 선발에 따른 라인업 변화, 혹은 짜내는 야구도 필요할 때가 있을 전망이다. 그리고 매팅리의 전술은 그 성패가 하나하나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의 능력 평가와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 만약 매팅리 감독이 그 과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팀 내 입지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당장 올해도 ‘교체설’에 시달렸던 매팅리 감독이다. 그리고 프리드먼의 이런 변화는 앞으로 계속 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프리드먼의 다저스를 만들기 위한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변화를 강요한 사장, 그리고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감독. 양자의 하모니가 얼마나 조화로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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