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삶의 현장'의 부활이었다. 노동과 땀의 소중함이 있었고, 처음 하는 일의 서툴음에서 비롯된 웃음,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의 감동이 있었다. '인간의 조건'에서 김준호, 김준현, 개코, 정태호, 김기리는 '금남의 직업'을 직접 체험하며 여러가지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금남직업 도전하기'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은 마치 지난 2012년 폐지된 프로그램인 '체험 삶의 현장'을 연상케 했다. 김준호는 환경미화원으로 5일을 살았고, 김기리는 헤어메이크업 디자이너에 도전했다. 정태호는 유치원 선생님에, 개코는 속옷디자이너에 도전했고, 조우종과 김준현은 각각 AOA의 스타일리스트, 요구르트 배달원을 체험했다.

먼저 김기리와 김준현은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이날 김기리는 자신이 근무하는 미용실 선배들과 봉사활동을 떠났다. 그는 “1년에 한 번 봉사활동 가는 건데 지금 제가 걸린 거냐”고 말하면서도 "뭔가 보탬이 됐다는 생각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준현 또한 요구르트 배달원으로 변신해 일하면서 사람들과 만나 정을 나누는 즐거움을 함께했다.
김준호는 깨달음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환경미화원으로 분한 그는 자신이 소속된 '개그콘서트' 팀의 연습실을 청소하러 갔다가 쓰레기통처럼 더러운 회의실을 보고 경악한다. 이후 김준호는 "후배들아 치우고 살자. 분리수거 꼭하자"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된 값진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웃음을 담당한 것은 다섯명의 개그맨이 아닌 한명의 래퍼였다. 개코는 자신이 근무하게 된 속옷 회사에서 속옷을 직접입고 테스트에 나서기도 하고 숙소에서는 충격적인 여장으로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눈물과 감동은 조우종과 정태호가 만들어냈다. AOA의 스타일리스트를 맡은 조우종은 5일동안 그들과 함께 스케줄을 소화하며 지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이 든 AOA 멤버들은 헤어짐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치원 선생님으로 분한 정태호는 아이들이 전해준 마지막 편지를 읽고는 쉬지않고 눈물을 훔쳤다.
'인간의 조건'은 현대 문명의 이기 속에서 과연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금남직업 도전하기'는 지금까지 중 프로그램의 의도와 가장 부합하는 에피소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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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조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