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페르난도 토레스(30, AC 밀란)에게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까.
밀란은 오는 15일(한국시간) 새벽 이탈리아 밀라노 산 시로 스타디움서 나폴리와 2014-2015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1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중대한 한 판이다. 7위(승점 21)에 머물러 있는 AC 밀란은 이날 결과에 따라 선두권 도약을 바라볼 수 있다. 3위 제노아(승점 26)부터 6위 라치오(승점 23)까지 사정권이다.
토레스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올 시즌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다. 첼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올 여름 밀란으로 임대 이적했지만 리그 10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쳤다. 입지가 더 좁아졌다. 침묵이 길어지자 출전 기회조차 난망하다. 필리포 인자기 감독의 눈밖에 났다. 지난달 24일 인터 밀란과 더비전서 73분을 소화했던 토레스는 이후 11월 30일 우디네세, 12월 7일 제노아전까지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계속된 부진에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이탈리아 언론은 최근 '토레스가 밀란으로부터 방출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은 '팀에 토레스의 자리는 없다'며 항간에 떠도는 그의 복귀설에 대해 '모르쇠'로 선을 그었다. 오 갈 데 없는 처량한 신세다. 하지만 한줄기 희망도 있다. 영국과 스페인 언론은 뒤이어 '토레스의 친정팀인 리버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를 영입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활약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토레스의 거취에 대해 얘기가 많은 이유는 역시 기나긴 부진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줄어든 출전 기회 속 자신을 증명하는 게 유일한 해답이다. 과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리버풀서 보여줬던 폭발적인 득점력은 고사하더라도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감춰두었던 득점 본능 만큼은 반드시 깨워야 한다.
인자기 감독은 최근 AC 밀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토레스가 점차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 믿고 있다. 지금은 골을 넣기에 충분한 상태가 아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좋은 상태에서 뛰는 편이 좋을 것"이라며 "골을 넣기만 한다면 그것을 계기로 삼아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토레스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면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변함 없는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지는 별이 될까, 다시 떠오를까. 토레스가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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