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을(乙)의 판타지 '장그래 일병 구하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2.14 09: 14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을(乙)의 판타지일까, 아니면 꿈은 이뤄질까.
'미생'들의 '장그래 구하기'가 시작됐다. 최고 혹은 최악의 프로젝트가 될 지도 모른다. 오차장(이성민)은 무리수를 던졌고, 장백기(강하늘)는 처음으로 감정적이 됐다. 모두 우리의 장그래(임시완)가 일으킨 변화다.
13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18회에서는 최전무(이경영)의 사업 아이템을 받아든 오차장과 영업3팀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차장이 평소 진행하던 스타일의 업무가 전혀 아니였음에도, 그는 수많은 고민 끝 이 프로젝트를 받아들였다. 이유는 장그래였다. 계약직인 그에게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장그래는 오차장을 찾아가 "나 때문이라면 그만둬 달라"고 말했다. "저를 구제하려는거잖아요. 저를 정규직으로 만들려는 거잖아요"라는 장그래의 외침은 보는 이의 가슴을 후벼팠다. 그는 "팀을 위험에 빠트리고싶진 않다. 그만둬 달라"며 자신을 위한 희생을 거부했다.
이에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반드시 되게 만들거다. 너를 구제할 수 있는 기회 맞다. 내가 할수있는 것 할 것"이라는 오차장의 대답은 뭉클함을 선사하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강한 위기감을 느끼게 했다.
오차장과는 또 다르게 찌릿하게 다가온 부분은 장백기의 행동이다. 장백기는 오차장이 장그래를 구하기 위해 이 같이 고군분투하는 것을 알고, "나도 도울 수 있는 거라면 돕겠다"라는 의사를 표현했다. 장그래를 인정하지 않던 초반 모습을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이다.
또 장백기는 장그래에게 "사업 그냥 하라. 아무것도 돌아보지 말고 묻지도 말고 오차장 믿고 그냥 하라. 팀이 커져서 부사장이 되면 장그래 씨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한다"라며 장그래에게 오차장을 믿고 최선을 다하라고 전했다. 장그래와 장백기가 조금씩 쌓아올린 우정의 빛나는 부분이였다.
드라마를 보며 '내게 오차장 같은 윗사람이 있냐'보다 고무적인 생각은 '내가 누군가에게 오차장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느냐'일 것이다. 드라마 내에서 대사를 통해 나왔듯이, 회사는 전쟁터고 회사 밖은 지옥이다. 오차장과 동료들은 장그래를 지옥으로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피터지는 전쟁터에서 장그래 일병 구하기를 시작했다.
'갑'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까마득한 '을'의 고군분투는 과연 판타지로 끝날까. 아니면 새로운 세상은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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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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