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겨울' 서건창, 이제 파티는 끝났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12.14 09: 46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이 꿈 같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서건창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열린 각종 시상식에서 대상 및 기록상을 휩쓸었다. 정규 시즌 MVP를 시작으로 언론사 대상과 골든글러브까지 손에 쥐며 프로야구계에서 '서건창의 해'를 만들었다. 연봉은 93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그가 보여준 각종 기록들은 놀라웠다. 서건창은 역대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를 달성했다. 128경기에서 나온 믿기 힘든 기록이었다. 뿐만 아니라 역대 최다 득점(135득점), 3루타(17개), 멀티히트(66경기) 등 신기록을 줄줄이 세웠고 최소 병살타(1개) 등 이색 기록도 많았다.

시상식 때마다 그가 빠짐없이 한 말이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그의 각오는 앞으로 그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그에 대한 야구계, 대중들의 시선은 높아진 연봉 만큼 수직 상승했다. 내년 서건창은 웬만한 성적으로도 '반짝이었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워졌다.
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리그 MVP를 수상하고 난 뒤 그는 "이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내년에는 낭떠러지 끝에 서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많은 아픔을 겪어본 만큼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거나 자만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이 함정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있는 서건창이다.
운좋게도 그가 참고해야 할 '교보재' 같은 케이스가 바로 옆에 있다. 올 시즌 그에게 많은 꽃다발을 건네준 박병호가 바로 그 길을 바로 앞에서 걸었다. 박병호는 2012년 처음 홈런왕에 오른 뒤 3년 동안 점점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위의 우려를 잠재웠다. 이제는 기술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더 중요한 서건창에게 좋은 조언가가 될 수 있다.
서건창은 최근 "겨울에 더 바쁜 것 같다"는 질문에 "시상식 때 반짝 정신없어 보이는 것이다. 시상식들이 끝나면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답했다. 서건창은 이제 갓 야구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3년차 선수다. 올 한 해가 그의 최종 목표가 아니기에 서건창은 신발끈을 다시 묶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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