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팬이어서 행복했습니다”..故신해철 49재 팬들 추모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4.12.14 14: 24

故신해철의 팬 대표인 홍옥기, 유혁준 씨가 49재 추모사를 낭독하며 “당신의 팬이어서 행복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팬들은 같은 마음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고 신해철의 49재는 14일 오후 경기도 안성의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렸다. 고인의 팬클럽 철기군이 주축이 돼 진행된 이번 행사에 유가족, 동료 연예인들, 팬들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예식에 앞서 추모사를 낭독한 홍옥기 씨는 “‘우리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멋진 말을 남긴 남자가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 한 남자와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하려 한다. 여전히 그의 부재를 실감하기 어렵지만 그를 위한 마음 하나로 모두 여기 모여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뮤지션으로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라디오 DJ로 소통하고, 사회를 향해 솔직한 언변을 토해내던 그를 기억하며 “진정한 우리의 친구였다”고 말했다. 또, “타협 속에 길들여지지 말고 자신 만의 길을 가라며 한 발 앞서 나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던 든든한 동반자였다”고 전했다. 진심이 담긴 그의 말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한 팬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홍옥기 씨는 “그런 그와 여전히 나누고픈 얘기가 많은데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프고 마음이 저리다. 우리는 그에게 받은 것들과 빚진 것들이 많은데 어떻게 해도 더 이상 갚을 수 없다는 게 아쉽고, 또 아쉽다. 무슨 말로도 그를 위로할 수 없고 남겨진 우리를 위로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이곳에 아픔은 내려 놓으시고, 좋았던 기억과 따스했던 추억을 가지고 가시길 바란다. 부디 평안하시길 기원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당신과 동시간대 살아 가며 당신의 팬이 될 수 있었던 것에 행복했다”고 여러 팬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다음으로 유혁준 씨는 “청소년 시절 매일 라디오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시던 해철이 형”이라며 그를 기억했다. 어린 시절 고 신해철의 라디오를 들으며 웃고, 또 배웠던 기억이었다. 그는 “마왕 신해철을 알게 된 이후 음악가 신해철을 알게 됐다”며, 그의 음악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유혁준 씨는 "이후 찾아 본 해철 님의 음악들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의 일대기는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도 다양한 음악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뿐이었다”며, 자신 역시 고 신해철로 인해 음악가 꿈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해철 님이 떠난 것을 알게 된 후 들었던 생각은 ‘억울하다’였다. 내 인생을 망쳐버린 사람은 해철님 당신이라는 걸 얼굴을 맞대고 말 하고 싶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해철님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와 만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자신 만이 할 수 있는 솔직한 말들로 그를 추모했다. 그는 “진작에 얼마나 존경하는지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것이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안타깝다. 이제 다시는 무대 위의 해철님을 볼 수 없겠지만, 세월이 흘러가고 다시 해철님을 만나게 될 때 해철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후회없이 살다 왔노라고 말하고 싶다”고 추모사를 마쳤다.
한편 고 신해철은 지난 10월 22일 심정지로 쓰러진 후 의식 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27일 오후 8시 19분 세상을 떠났다.
오는 24일에는 고 신해철이 오랫동안 틈틈이 써온 글을 모은 유고집 ‘마왕 신해철’이 출간되며, 27일에는 넥스트 콘서트가 열린다. ‘민물장어의 꿈’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는 넥스트 역대 멤버들이 모두 모여 팬들과 함께 고인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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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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