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힘찬 닻을 올린다. 최전방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즌이 진행 중인 유럽파와 중동파를 제외하고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로만 28인 명단을 꾸렸다. 평소보다 많은 이들을 호출했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과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지는 동아시안컵을 모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초점은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아시안컵에 맞춰진다. 한국은 아시안컵서 지난 1960년 2연패를 달성한 이후 55년 만에 정상을 조준한다. 지난 두 대회(2007, 2011년)서는 모두 3위의 아쉬움을 삼켰다.

최전방에 시선이 쏠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28인 명단을 발표하며 5명의 공격수를 뽑았다. 김승대, 강수일(이상 포항),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이정협(상무), 황의조(성남) 등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시작도 전에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이 어긋났다. 기대를 모았던 김승대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종호(전남)를 긴급 수혈했지만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활약한 김승대의 공백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슈틸리케호의 최대 고민거리가 최전방이었는데 또 한 번 악재가 겹친 셈이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들은 이미 부상으로 신음 중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회복 정도에 따라 발탁 여지를 남겼으나 현실적으로 호주행이 힘든 상황이다.
기존 A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졌던 박주영(알 샤밥)과 이근호(엘 자이시)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어 슈틸리케 감독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제로톱의 꼭짓점으로 활약했던 조영철(카타르 SC)도 소속팀서 주전으로 활약하다 백업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서 "몇 선수들이 최근 2개월 사이에 소속팀 입지가 줄어들었다. 조영철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선발로 출전했는데 지금은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박주영도 최근 2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는데 득점이 없어 큰 고민거리다"라고 우려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갖는 국내 최종 전지훈련서 어떻게든 최전방의 고민을 해결해야 한다. 올 해 K리그서 활약한 강수일, 이정협, 황의조 등을 비롯해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이종호와 이용재가 수장의 근심을 없애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확인한 뒤 이번 선수들을 선발했다"면서 "마지막까지 관심있게 훈련을 지켜보겠다. 열정이 있고 배가 고픈 선수가 필요하다. 그런 이들이 있다면 경험, 나이와 상관없이 선발할 것이다. 깜짝 발탁도 있을 수 있다"고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