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33)와 두산 베어스의 협상이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최근 유네스키 마야와 재계약에 성공한 두산은 니퍼트와의 협상에 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적인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몸값에 큰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니퍼트 측에서 확실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두산에서는 선수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니퍼트는 4년간 두산에서 에이스로 활동했던 상징적인 선수다. 이러한 상징성 외에도 아직까지는 기량 면에서 다른 선수에 뒤질 것이 없다. 재계약에만 성공한다면 2015 시즌에도 두산의 개막전 선발투수가 될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합리적인 선 안에서만 계약이 성립될 수 있다. 무리한 요구가 들어가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니퍼트가 우리나이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매 시즌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는 기간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 두산에서도 선수의 요구를 100% 들어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당장 계약이 일사천리로 흐름을 타기는 어려운 그림이다. 두산 관계자는 “니퍼트의 에이전트와 계속해서 접촉하고 있는데, 아직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올해 안해 계약을 마무리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올해 안해 끝낸다는 것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매듭짓는다는 것을 뜻한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길게 쉬는 미국인의 생활 패턴을 감안하면 그 이전에 에이전트와 교섭해 계약을 마쳐야 하는데, 이 시점을 넘기면 협상도 2015년으로 넘어간다. 실질적으로 남은 것은 열흘 남짓이라는 뜻이다.
외부 영입이 아닌 팀 내 외국인 선수와 1월까지 계약을 끌고 가는 경우는 드물다. 1월 중순에는 스프링캠프 일정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 시점까지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선수 역시 시즌을 준비할 기간이 짧아진다. 계약이 늦어지면 선수도 100% 몸 상태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마련이다.
두산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인 니퍼트와의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해야 한다. 재계약 자체도 중요하지만, 도장을 12월에 찍는 선수와 1월에 찍는 선수의 기량 차는 때로 현격하다. 니퍼트가 필요하다면 크리스마스를 마음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채 배수의 진을 치고 협상에 임하는 자세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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