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리턴' 오창현, "죽을 힘을 다해 나를 증명하겠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2.15 12: 35

"일본에서 받은 설움과 자괴감을 털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나를 증명해보겠다."
서울 이랜드 FC(구단주 박성경)는 창단 팀으로서 K리그로부터 여러 가지 선수 선발 혜택을 받았다. 그 중 구단이 가장 의미 있게 활용한 혜택이 드래프트 우선 지명 혜택이다.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가릴 것 없이 우선적으로 15명을 지명할 수 있게 된 서울 이랜드는 프로 진출 시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갔던 선수 중 K리그로 돌아오기 위해 드래프트에 지원했던 선수들을 눈 여겨 보았고 몇 명의 뛰어난 선수들을 선발했다. 그 중 한 명이 전 U-19 국가대표 오창현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오창현은 탁월한 운동신경과 100m를 11초 대에 뛰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클래스가 있는 선수로 성장했고 성인이 되어 U-19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수준 높은 자원이 부족한 오른쪽 풀백 자리에서 장차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여겨졌다.

신인 선수들의 J리그 러시가 최고조에 이를 무렵인 2012년, 좋은 대우를 받고 아비스파 후쿠오카에 입단한 오창현은 당시 J리그 진출 시인 선수 중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재능으로 손꼽혔지만 익숙지 않은 환경과 신인으로서의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부진에 빠졌고 임대와 부상 등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며 절치부심 했다.
일본에서 말 못할 설움을 많이 겪었다는 오창현 선수는 서울 이랜드 FC에서 준 기회를 절실하게 받아들이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오창현은 “일본에서 받은 설움은 다 내가 축구를 못해서라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내가 너무 운이 없고 부당하게 대우 받는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슬로베니아 출신 감독에게 전반 3분만에 교체 당하는 수모를 겪었을 땐 내가 축구선수가 맞나 하는 심정으로 견디기 힘든 자괴감에 빠졌었다”며 힘들었던 일본 생활을 회고했다.
오창현은 “무엇보다 경기에 뛰고 싶었고, 익숙한 환경에서 다시 시작해보자는 절실한 마음으로 K리그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어느 팀이라도 나를 지명해 주면 죽을 힘을 다해서 나를 증명해 보겠다는 각오였는데, 창단 팀인 서울 이랜드에서 지명했다는 소식을 훈련 갔다 온 후 후쿠오카 팀 동료였던 김민제(함께 서울 이랜드 지명)에게 전화로 듣고는 그 동안의 설움이 한 순간에 씻겨나가듯 기뻤다”며 서울 이랜드에서의 부활을 다짐했다.
한편 아들로부터 서울 이랜드의 지명 소식을 전해 들은 오창현 선수의 어머니는 ‘너 같은 애도 뽑히는구나’라며 기쁜 마음을 농담으로 표현했고 ‘네가 잘해서 뽑힌 게 아니니 내년에 죽으라고 뛰어야 한다’며 아들을 채찍질 했다는 전언이다.
마틴 레니 감독은 오창현에 대해 “오창현은 경기에 뛰는 것을 직접 보지 못했다. 일본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힘든 세월을 보낸 것 같다. 구단 스태프들이 드래프트 후보 리스트에 올려 놓은 것을 보고 선수의 이전 데이터를 확인했고 선수가 뛴 경기 비디오를 계속 관찰하면서 결국 선발하기로 결심했다”며 드래프트 지명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경기 출전이 많지 않았던 것에 처음에는 의문을 가졌다는 레니 감독은 “이전 경기들을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선수라고 느꼈다. 라이트 풀백으로 뛰어난 운동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특히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서면서 저돌적인 돌파와 창조적인 플레이로 좋은 크로스까지 올릴 수 있었던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몇 가지 보완할 점이 눈에 띄긴 했지만 훈련을 통해 고쳐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큰 잠재력을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 프로리그에서 20경기 이상을 뛴 선수를 드래프트를 통해 뽑을 수 있었다는 점은 큰 행운이다”라고 오창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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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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