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굵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매혹시킨 박경수 작가가 돌아왔다. 1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다.
'펀치'는 검찰청을 배경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가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마지막 고군분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 최명길 등 더할 나위 없는 연기력으로 무장한 배우들이다. 무엇보다 '추적자-THE CHASER'(2012) , '황금의 제국'(2013) 등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어온 박경수 작가의 차기작이라는 점이 기대를 높인다.
'추적자'와 '황금의 제국'이 소시민과 권력 혹은 상류층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펀치'는 권력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인 박정환(김래원)으로, 죽음을 앞두고 동반자였던 검찰총창 이태준(조재현)과 대결을 벌인다. 김아중의 표현에 따르면 두 남자의 관계에는 "멜로 이상의 뜨거운 감정"이 있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그들의 욕망과 배신, 사랑과 우정이 이야기를 촘촘히 채워나간다는 점은 전작과 닮아 있다.

흥미로운 인물 구도가 또 있다. 박정환과 전 부인 신하경(김아중)의 관계다. 두 사람 사이엔 자녀가 있지만, 추구하는 바가 다른 두 사람은 맹렬히 맞붙는다. 그러다가도 박정환의 시한부 선고를 기점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또 달라진다. 능청스러운 검찰총장 이태준과 청렴한 법무부장관 윤지숙(최명길)도 있다. 출신부터 성격까지 전혀 다른 길을 밟아온 두 사람은 팽팽한 권력 싸움을 벌인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가 벌써부터 궁금증을 유발한다.

간단한 줄거리 소개만으로는 향후 전개가 좀처럼 짐작되지 않지만, 박경수 작가의 전작들처럼 몰입도 높은 이야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지난 1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 모두 박경수 작가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는데, "시놉시스와 대본 1부 정도 받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배우들의 말은 곧 1회만으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앞서 베일을 벗은 '펀치' 하이라이트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정환과 하경(김아중)의 딸 예린(김지영)이 차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지숙과 태준, 하경과 정환의 기싸움으로 이어졌다. 또한 정환의 건강 상태를 초반부터 보여주며 휘몰아치는 전개를 예고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오만과 편견'와 소재가 겹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이 신입 검사들을 중심으로 한다면 '펀치'는 이미 세상의 풍파에 닳고 닳은 베테랑들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같은 소재와 공간이지만 톤과 매너가 다르다"고 이명우PD가 차이점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펀치'가 시청률에서도 '펀치'를 날릴지, 박경수 작가는 3연타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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