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영화 '국제시장'(윤제균 감독,17일 개봉)의 주연배우 커플 황정민과 김윤진의 '숨겨진 인연'이 흥미롭다. 이들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이 시대 아버지들에 관한 이야기. 황정민이 시대를 관통하며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체험하는 덕수로, 김윤진이 가족을 위해 머나먼 땅으로 건너 간 파독 간호사부터 할머니까지, 덕수의 옆에서 그를 지키는 아내 영자로 분해 호흡을 맞췄다. 이들의 운명적인 50년 부부의 모습은 기쁨, 웃음, 슬픔, 뭉클함 등 여러 감정을 안긴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만남이 약 16년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는 것. 1998년작 '쉬리' 크래딧에 함께 이름을 올렸던 바다.

물론 당시는 지금과의 사뭇 달랐다. 김윤진은 여주인공인 남파공작원 이명현 역을 맡았고, 황정민은 단역 특수조사관으로 분했다. '쉬리'에는 황정민 외에도 이종혁, 김수로 등 지금은 굵직한 충무로 배우들이 조단역으로 꽤 출연했다.
시간이 돌고 돌아 황정민은 강렬한 필모그래피를 거쳐 한국 대표 배우로 우뚝 서게 됐고, 김윤진은 국내와 외국 활동을 병행하면서 그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여주인공 위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이 일면 놀랍다. 세월을 관통한, 두 주인공의 배우로서의 저력이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김윤진이 '쉬리'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한석규와는 연말 극장가에서 라이벌 구도를 만든다는 것도 흥미롭다. 한석규는 자신이 주연한 영화 '상의원'의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국제시장'에서는 '쉬리'를 연상케 하는, 아니 '쉬리'보다 더 풋풋한 황정민과 김윤진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몇 십 년 전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이들이 진짜로 젊어진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것. 그 모습이 자연스러워 분장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그리고 이들의 '제대로' 회춘한 모습은 극의 몰입을 높인다.
이는 물론 분장이 아니다. 대신 100% CG 작업으로 탄생했다. '국제시장'의 Age reduction VFX는 업체 foton,inc에서 담당했다고 한다. 그 작업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국제시장'은 비교적 저렴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전언. 나이를 가르면서 어린 배우, 중장년 배우를 나뉘어 기용하는 것이 아닌, 한 사람으로 영화적 시간과 러닝타임을 함께 끌고 간다는 것은 분명 이 영화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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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