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수표? 소리만 요란했던 스타 캐스팅 [결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2.17 15: 33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케이블, 종편 드라마들이 예상치 못한 공략 포인트로 안방극장을 침투해나가는 가운데, 지상파는 여전히 스타 파워에 매달렸다. 이는 몇몇 SBS 드라마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1월 종영한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그 대표적 예다. 비, 크리스탈이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 관심을 모으는 이 드라마는 시청률 저조에 시달리다 조용하게 종영했다. 이 드라마에 대한 평은 한결같았다. 바로 스타캐스팅에 의존하는 드라마들의 현 주소라는 것.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에 도전하는 크리스탈마저도 제 역할을 잘 해냈다. 그럼에도 시청자는 외면했다. 이는 더 이상 시청자들이 스타의 출연만으로 드라마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의 방증이었다. 중요한 건 스타가 아니라 드라마 그 자체였다.

SBS가 대기획이라는 설명을 붙이고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했던 '비밀의 문'도 마찬가지였다. 한석규가 또 다시 왕의 곤룡포를 입고 TV에 등장해 방송 초반까지만해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러나 '비밀의 문'이 꿈꿨던 청사진은 이내 무너져내렸다.
한석규를 비롯해 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비밀의 문'이었지만, 드라마의 근본인 이야기에 몰입도가 떨어지니 시청률도 자연스럽게 하락했다. 배우들이 애를 쓰고 있는 가운데, 이야기는 꼬이고 꼬여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 드라마는 동시간대 3위로 종영했다. 종영 후 한석규도 살리지 못한 '비밀의 문'이라는 평이 줄지었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비밀의 문'은 시청자들의 평도, 시청률도 한결같이 실패에 가까웠던 드라마였다. 또한 이 밖에도 SBS에서는 시청률 1위는 지켜냈으나 1위라 하기 다소 민망한 포지션을 유지했던 작품들이 있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차승원, 이승기, 고아라 등 한데 모이기 힘든 캐스팅으로 무장했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뜨뜻미지근했다. 1위는 유지했지만, 10% 초반대에서 머무르며 막을 내렸다. '닥터 이방인'의 경우 전형적인 용두사미 드라마였다. 이종석, 박해진 등의 청춘 스타들이라도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를 그려내려니 무리수가 이어졌다. 박유천, 손현주가 출연한 '쓰리데이즈'도 순위와는 상관없이 첫 기대에는 못 미치는 스토리라인으로 종영했다.
이처럼 스타 캐스팅으로 제작비의 상당한 부분을 할애한 드라마들이 실패를 맛본 경우가 빈번한 한 해였다. 드라마 왕국의 초라한 몰락을 보여준 SBS가 2015년에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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