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술을 마시는 엄마가 고민인 아들의 사연이 시선을 끌었다.
15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술독에 빠진 엄마가 고민인 아들의 사연이 등장했다.
아들은 “엄마가 일주일 내내 술을 드신다. 늘 소주를 먹는데, 최소 두 병이다. 내가 태어나고 기억이 날 때부터는 항상 드셨다”며 “소풍을 가면 도시락을 싸가는데, 엄마가 도시락을 싸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술을 먹느라 장도 못 보고 도시락도 싸주지 못했다. 중학교 때는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교복을 다려서 입고 오는 게 부러웠다. 아직도 서운하다”고 말했다.

아들은 “어머니 가게 앞에 잠복을 했다가, 어떻게 집에 오는지 미행해서 봤다. 가다가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등장한 엄마는 “어제는 총동창회 모임이 있어서 새벽 3시 반까지 먹었다. 안주는 옛날에는 얼음을 먹었다. 나는 안주를 정말 안 먹는데, 작년에 처음 해 본 김장이 정말 맛있게 돼서 그거를 안주로 먹고 있다. 소주를 한 잔 딱 먹었을 때 사르르 한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아버지는 “아내가 술을 마시는 게 고민이다. 달래도 보고, 화도 내 보는데 이제 고쳐지겠나, 싶어서 그냥 두고 있다. 어느새 혼자 먹는 습관이 들었더라. 이제는 같이 먹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고, 엄마는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이 술을 마시면 싸우게 된다”면서 혼자 술을 먹는 게 좋다고 했다. 아버지는 “적당히 술을 먹고 왔을 때는 스킨십이 좋기는 하다. 그런데 많이 먹고 온 날은 못 자게 깨우면서 잔소리를 한다”고 전했다.
엄마는 홀로 술을 마시는 이유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엄마는 “미용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중간에 한 번 접고, 새로 한 지 얼마 안 된다. 하루에 한두 명 오고, 아무도 안 오는 날도 있다. 나도 미용사로 자부심이 있는데, 가게에서 멍하니 12시간 있다보면 공허하다. 소주는 말 없는 친구다”라고 홀로 술을 먹는 이유를 밝혔다.
또한 엄마는 “가끔씩 술 한 잔 먹으면 울 때가 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수십 년 아프셨는데, 엄마가 사남매 키우면서 엄마가 먼저 돌아가셨다. 아들 덧니를 교정해주려고 엄마를 모시고 같이 병원에 갔었다. 아들 교정을 하고 밥을 먹으러 갔는데, 엄마 이도 다 주저앉았더라. 그래서 아들 교정해주고 이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얼마 후에 돌아가셨다. 이런 이야기는 처음 하는 것”이라면서 “아들과 딸은 서울로 가버리고, 아빠는 건설 쪽이라 따로 있다. 그래서 혼자 술을 마시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항상 외로웠던 엄마와 맑은 정신으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아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대화가 단절돼 문제가 더욱 악화됐던 것. 이들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흐뭇함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는 채연과 에릭남, 알렉스, 테이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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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