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혼자한 취미 생활, 술이 문제가 아냐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12.16 07: 04

나 홀로 즐기는 취미생활이 가족을 힘들게 하고 있어 시선을 끌었다. 홀로 술을 마시거나, 홀로 작곡을 하는 아내들은 다소 이기적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난할 수는 없는 사연으로 가족 간의 대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술독에 빠진 엄마가 고민인 아들의 사연이 등장했다. 아들은 “엄마가 일주일 내내 술을 드신다. 늘 소주를 먹는데, 최소 두 병이다. 내가 태어나고 기억이 날 때부터는 항상 드셨다”고 말했다. 아들은 엄마가 술에 취해 소풍 도시락을 싸주지 않고, 교복을 한 번 다려준 적도 없어 서운했다고. 남편 또한 아내를 달래보고 화를 내봐도 달라지지 않아 포기했지만, 내심 마주 앉아 함께 술을 먹고 싶은 눈치를 보였다.

이에 등장한 엄마는 홀로 술을 마시는 이유를 전했다. 엄마는 상실감과 외로움을 술이라는 친구로 채우고 있었던 것. 엄마는 새로 문을 연 미용실에 손님이 들지 않아 공허한 마음을 술로 달랜다면서 “소주는 말 없는 친구다”라고 말해 신동엽 등 MC들의 폭풍 공감을 샀다. 또 엄마는 평생 아버지의 병수발만 하다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뿔뿔이 흩어진 가족 때문에 외로웠던 심경을 밝혀 이들 가족의 문제점이 오롯이 드러났다.
이들 가족은 무대 위로 나와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엄마는 아들에게 미안해, 사랑해, 라는 따뜻한 말을 전했고 남편은 아내와 입맞춤하며 서로의 애틋함을 다시 확인하는 모습으로, 대화를 하려는 시도 그 자체가 가장 큰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했다. 아들은 공개적으로 서로의 문제점을 꺼내보고 객관적으로 그것을 마주해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안녕하세요’에 감사 인사를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또한 이날 작곡에 몰두하는 아내가 고민인 남편도 등장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는 주말에는 오롯이 트로트 곡 작업에 몰두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주말부부라는 점이었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곡 작업에만 열중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설명했다.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지만, 주말 밖에 시간이 나지 않고, 아이들도 다 큰 상황에서 곡을 만드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또 앞서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박명수가 작곡하고 가수 주현미가 불렀던 본인의 곡을 직접 선보이면서 즐거워하는 아내는 앞으로 꾸준히 이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꿈을 전하면서 남편에게 아무런 양보도 하지 않아, 어린 두 딸까지 몸서리를 치게 만들며 128표로 새로운 1승을 차지했다. 
이처럼 이날 공개된 두 사연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혼자만의 취미 생활로 인해 붕괴되는 가족 관계를 여실히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늘 곁에 있는 가족이라고 생각해 소홀히 하거나, 그 관계에서 소외돼 홀로 벽을 세워 스스로를 가둔 두 고민 당사자들은 같은 고민이지만 가족의 상처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보는 이를 훈훈하게, 또 안타깝게 했다. 
jykwon@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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