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식 무한경쟁, 태극전사의 '배고픔' 불러오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2.16 06: 05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감독의 무한경쟁 선언이 태극전사들의 '열정'과 '배고픔'을 불러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제주 전지훈련과 관련된 기자회견서 "마지막까지 관심있게 훈련을 지켜보겠다. 열정이 있고 배고픈 선수가 필요하다. 그런 이들이 있다면 경험, 나이와 상관없이 선발할 것이다. 깜짝 발탁도 있을 수 있다"고 경쟁을 부추겼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시즌이 진행 중인 유럽파와 중동파를 제외하고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로만 짜여진 28인 명단이다. 평소보다 많은 이들이 제주에 모였는데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과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지는 동아시안컵을 모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5일 첫 훈련서도 '경쟁'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차두리가 이번 전훈에 참가했다고 해서 호주행의 보증수표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일주일 동안 대표팀을 위해 뛰어줄 수 있다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대표팀 문은 모든 선수에게 열려있다. 22일 최종명단 발표 직전까지 일주일간 훈련하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게임을 앞두고는 "전형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대로 뛰어라"며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수장의 제법 진지한 무한경쟁 선언에 태극전사들도 그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열정'과 '배고픔'으로 무장했다. 첫 날 훈련의 대미를 장식한 9대9 미니게임은 태극전사들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첫 훈련의 가벼움은 어느새 실전 경기를 방불케 하는 몸놀림과 의지로 바뀌었다.
4명의 골키퍼가 번갈아 골문을 지키고, 필드 플레이어 24명이 8명씩 3개조로 나뉘어 펼친 미니게임은 그야말로 격전의 장이었다. 선수들의 목소리엔 '열정'이 넘쳤고, 몸동작 하나하나에 '배고픔'이 묻어났다. 특히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14명의 새내기들은 죽기살기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수장의 눈을 사로잡으려 애썼다.
비단 아시안컵만이 아니다. 이번 전훈은 이듬해 여름 동아시안컵을 대비한 특훈이다. "아시안컵에 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대회가 끝난 뒤에도 중요한 경기가 많고 대표팀도 계속 존재한다. 더 큰 꿈을 갖고 이번 전훈에 임해줬으면 좋겠다"는 차두리의 조언대로 아시안컵 승선 좌절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제주의 그라운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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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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